이재균이 놀라운 존재감을 발휘했다.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는 톱스타 아들이 납치된 후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생방송 리얼리티 쇼’라는 특별한 소재를 통해 풀어낸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촘촘하고 과감한 전개, 긴장감을 치솟게 만드는 연출력, 충격과 반전은 물론 사회비판 메시지까지 담아낸 스토리 등 다양한 장점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고 있다.
‘갓티드’로 불리는 ‘원티드’. 그 중에서도 자신의 캐릭터와 완벽한 합체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캐릭터의 특성을 십분 살려내는 배우들의 집중력이 몰입도를 끌어 올리는 것이다.
‘원티드’가 12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몫을 200% 해내며 극을 촘촘하게 만들었다. 하동민(손종학 분), 조남철(박상욱 분), 함태섭(박호산 분), 김상식(서현철 분) 등. 이들은 극 전개에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들로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그리고 돋보인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공범으로 11회에서 죽음을 맞은 나수현(이재균 분)이다.
UCN 방송국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처음 등장한 나수현은 현우(박민수 분)를 납치하고, 정혜인(김아중 분)에게 미션을 전하는 범인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유괴범이 아니었다. 그는 7년 전 형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범인과 손을 잡은 공범이었다. 그리고 점차 예상과 빗나가버리는 상황에 폭주하던 그는, 또 다른 공범 이지은(심은우 분)을 지키기 위해 죽었다.
나수현은 극 전개 상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캐릭터이다. 뿐만 아니라 감정의 변화 역시 섬세하게 담아내야 한다. 잔인하고 냉혹해 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 망설임과 아픔도 표현해야 한다. 이재균은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쌓은 내공을 살려 나수현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특히 11회 엔딩과 12회 초반 장면에 공개된 ‘나수현의 최후’ 장면은 안방극장에 이재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원티드’를 채우는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제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캐릭터를 살려내는 개성만점 배우들. 소재와 스토리가 선사하는 쫄깃한 긴장감과 함께 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원티드’의 놓칠 수 없는 시청포인트로 손꼽히고 있다. 남은 4회 동안 배우들이 또 어떤 연기 열전을 펼칠 것인지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