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男과 女 ①] 설렘 힘들지만 김희애 ‘막춤’은 대박

입력 2016-08-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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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 김희애는 물에 빠지고, 막춤을 추는 등 몸을 내던지는 연기를 보여준다. 사진제공|SBS

■ ‘끝에서 두 번째 사랑’


● SBS주말드라마
7월 30일 첫 방송
김희애, 지진희, 곽시양 주연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 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적어도 눈치보며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전작에서 스무 살 어린 남자와 멜로 연기를 펼쳤던 김희애와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애절한 사랑연기로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지진희의 만남. 그리고 두 중년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만으로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아줌마’들이 좋아한다는 ‘중년의 로맨스’ 아닌가.

극중 김희애는 능력을 인정받는 드라마 PD로 등장해 카페를 운영하는 ‘젊은 남자’ 곽시양에게 적극적인 대시를 받는다. 기자가 중년여성은 아니라서 확신은 못하지만, 4,50대 여성이라면 한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일이 아닐까.

김희애가 폐경조짐을 친구들에게 고백하며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에서는 많은 중년 여성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중간 중간 나오는 그녀의 내레이션은 그 공감대를 넓힌다. ‘청춘은 끝났다고 여겨지는’ 중년들의 사랑을 다루면서 중년들을 대변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개인적으론 공감이 어렵다. tvN ‘디어마이프렌즈’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었지만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딱히 심장을 울리는 장면이 없다. 기자가 20대 후반 남자라서 그럴까, 중년의 사랑에 관심이 안 생기고 감정 이입도 잘 되지 않는다. 너무 얽히고설킨 구조로 인해 작위적인 느낌마저 받는다.

그럼에도 만약 드라마를 지인에게 굳이 추천해야한다면 ‘재미’를 꼽겠다. 김희애가 옆집 남자를 오해해서 급소를 차는 장면이나 팝송에 맞춰서 코믹 춤을 출 줄 누가 알았으랴.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김희애의 이런 모습에 때 아닌 연기력 논란도 불거지지만, 웃음을 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SBS 개그프로그램 ‘웃찾사’의 개그맨 강재준, 이은형이 김희애의 이웃으로 출연한 것도 ‘웃음’을 염두에 둔 제작진의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주말 밤에는 ‘옥중화’를 보겠다.


한 마디 : 아리까리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아리까리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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