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는 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으로 길게는 6년, 짧게는 4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친 지수, 제니, 로제, 리사 4인으로 구성됐다.
7년 만의 신인 걸그룹인데다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멤버들인 만큼 YG엔터테인먼트가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데뷔 소식을 전한 순간부터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데뷔 싱글 ‘SQUARE ONE(스퀘어 원)’은 YG엔터테인먼트의 메인 프로듀서 테디가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국내 가요계에서 대체불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가 심혈을 기울여 선보이는 블랙핑크답게 대중들의 관심도 유명 가수 못지않게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8일 오후 3시 V앱을 통해 방송된 데뷔 쇼케이스는 무려 46만8606명의 사람들이 시청해, 블랙핑크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었다.
V앱을 통해 공개된 ‘SQUARE ONE(스퀘어 원)’의 'BOOMBAYAH(붐바야)'와 '휘파람'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곡이다. ‘BOOMBAYAH’는 강한 드럼비트와 신디사이저, 파워풀한 랩핑이 더해진 에너지 넘치는 곡이며, ‘휘파람’은 몽환적인 휘파람 후크가 인상적인 미니멀한 힙합 넘버다.
대중들에게 음악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정식으로 음원이 공개된 이후에야 정확히 가늠할 수 있겠지만, 일단 이날 선공개된 'BOOMBAYAH(붐바야)'와 '휘파람'의 재미있는 부분은 '2NE1 시즌2'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흡사한 스타일을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음악을 소화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외적인 부분에서의 몇몇 차이점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블랙핑크가 들려주는 음악은 2NE1이 들려주던 음악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블랙핑크가 2NE1과 차별점을 둘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에 대해 양현석 대표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부분이 '과연 블랙핑크는 2NE1과 뭐가 다를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뭐가 다르냐고 물으면 다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걸그룹과 무슨 차별화가 있냐 하면는 것도 노력 안했다고 말할 것이다. 사실 2NE1도 그랬다. 그냥 YG스럽게 나오는게 맞을 거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멤버들의 목소리나 개성 같은 외적인 요인이지, (음악적으로는)현재 버전에서 가장 YG스러운 걸그룹을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다"라고 의식적으로 다른 스타일의 걸그룹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YG엔터테인먼트는 SM이나 JYP와 달리 회사 전체가 힙합을 베이스로 하는 음악적으로, 뚜렷한 특색을 지니고 있는 회사이다. 게다가 YG는 테디를 필두로 내부 프로듀서진이 음악을 만들어내는 만큼 이런 음악적 특색이 단숨에 바뀔리도 없다.
즉, YG엔터테인먼트에서 느닷없이 소녀풍, 공주풍의 청순 걸그룹이 탄생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설프게 다른 걸 흉내내기보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에 전념하는 것이 바로 최선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블랙핑크가 2NE1의 대체 걸그룹정도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실제 YG엔터테인먼트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그룹이 바로 블래핑크이다.
양현석 대표는 "어제 테디와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가 있다. '여자 그룹 만드는 게 남자 그룹보다 5배는 힘든 거 같다'고 얘기했다. 그만큼 신경쓸게 많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여자들이 약속에 나가기 전 준비하는 시간이 길지 않나. 그런 거와 비슷한 거 같다"며 "테디와 나도 음악은 물론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쓰다보니까 공을 많이 들였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YG가 특히 걸그룹을 많이 발표 안했던 거 같다. 20년전에 스위티라는 그룹을 처음으로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고, 빅마마는 성향이 다른 그룹이다. 그리고 7년전에 2NE1을 했다. 워낙 오랫동안 걸그룹을 만들지 않았던 YG이기때문에 더욱 긴장되고 걱정된다. 게다가 2NE1이 2년전 일로 긴 공백기를 갖고 있어 블랙핑크가 YG를 대표하는 걸그룹이 된 상황이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극도로 민감하고 신경이 쓰인다. 마치 딸 초등학교 입학식에 온 거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해 그동안 블랙핑크에 많은 신경을 써왔음을 드러냈다.
블랙핑크에게 쏟아 부은 이런 노력은 이제는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양현석 대표는 "나뿐 만이 아니라 모든 제작자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만든 콘텐츠에 자신이 없으면 대중을 설득할 자신감이 없는 거다. 3~4년 전 영상을 봐도 굉장히 잘하는 친구들이다. 차라리 빨리 무대에 올랐으면 좋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양현석 대표는 "블랙핑크가 굉장히 많은 멤버들로 시작했는데, 이 4명을 조합해 데뷔한 이유는 이 4명이 제일 친했다. 빅뱅도 5명이 똘똘 뭉친게 10년을 10년을 할 수 있던 큰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건 굉장히 중요하다. 또 이 친구들 네명이 월말평가를 함께 본 게 꽤 됐다. 이 친구들이 같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여기에 6~7명 멤버를 늘리기 보단, 그냥 친한 애들끼리 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야기는 다시 원점이다. 결국 블랙핑크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친한 친구들이 가장 자신 있는 음악을 들고 데뷔한 그룹으로 즉, YG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는 그룹인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양혁석 대표는 이날 쇼케이스자리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억지로 다르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 가장 YG스럽게 준비한 그룹이다"라고 강조했다.
블랙핑크를 '2016년 버전 2NE1 2기'라고 정의해도 틀리지 않은 이유이다.
한편 블랙핑크의 'BOOMBAYAH(붐바야)'와 '휘파람'은 8일 오후 8시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