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는 8일 오후 V앱을 통해 블랙핑크의 데뷔 싱글 '휘파람'과 '붐바야'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고, 같은날 오후 8시 각음원사이트에 음원을 발매했다.
블랙핑크는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은 데뷔전부터 '괴물신인'이라는 - 사실 음악도 성적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수식어긴 하다 -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그룹으로, 이들이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유는 바로 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선보인 걸그룹이라는 점때문이다.
좋든 싫든 YG엔터테인먼트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는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인데다가, 이 YG엔터테인먼트가 4년전부터 데뷔를 예고한 끝에 드디어 공개된 블랙핑크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증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블랙핑크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라는 궁금증 안에는 '과연 2NE1과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라는 질문도 함께 포함돼 있다.
8일 진행된 데뷔 쇼케이스에서 양현석 대표가 "아마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게 '블랙핑크가 2NE1과 어떤 차이가 있나'일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한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블랙핑크는 '2NE1 2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상 2NE1과 특별한 차별점이 없는 그룹이다.
물론 멤버들의 목소리가 다르고, 평균연령도 낮아졌으며, 블랙핑크가 사회 통념적인 기준으로 볼 때 더 빼어난 비주얼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까지 2NE1이 발표한 노래들을 떠올린 후 블랙핑크의 '휘파람'과 '붐바야'와 비교해 보라. 그리고 '휘파람'과 '붐바야'를 블랙핑크가 아닌 2NE1이 부른 신곡이라고 가정해보면 딱히 어색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다만 이것이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되면 곤란하다. 이는 단지 YG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의 특수성에 기인한 필연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이른바 3대기획사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해보자.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내부, 외부 가리지 않고 많은 곡을 확보한 뒤 가장 적합한 음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신곡을 내고 있으며, JYP엔터테인먼트도 박진영을 중심으로 하는 작곡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곡가의 곡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3대 기획사 중 유일하게 소속 뮤지션들 혹은 내부 프로듀서가 직접 곡을 만드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장르적인 구분없이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수집하고 이를 소화하는 SM엔터테인먼트나 JYP엔터테인먼트와 달리 YG엔터테인먼트는 힙합을 기반으로하는 뚜렷한 음악적 색채를 갖고 있는 회사이다.
바꿔말하면 YG엔터테인먼트에서 레드벨벳이나 트와이스와 콘셉트 걸그룹이 나올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뜻이다. 물론 억지로 비슷한 콘셉트를 만들어서 나올 수는 있겠지만, 완성도를 장담하기 힘들며, 제작자도, 소비자도 납득하기 어려운 그룹이 될 것이 뻔하다.
앞으로 블랙핑크가 어떤 음악과 모습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모습만으로는 분명 '2NE1 2기'이다. 다시 말해 블랙핑크는 2NE1과 별개의 그룹이아닌,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그룹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양현석 대표가 "굳이 2NE1과 다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도 노력 안했다고 말할 것이다. 사실 2NE1도 그랬다. 그냥 YG스럽게 나오는게 맞을 거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멤버들의 목소리나 개성 같은 외적인 요인이지, 현재 버전에서 가장 YG스러운 걸그룹을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럼 이제 남은 문제는 반복된 콘셉트나 음악으로 대중들이 식상함을 느끼거나 성적이 부진하지 않을까 하는 것뿐이다.
이에 대한 답을 얻는 건 간단하다. 2016년 8월 9일 음원차트를 들어가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린 가수가 누구인지를 확인해보자. 이것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걸 금새 알 수 있을 것 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