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37).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개인통산 2000안타는 간단하게 계산해 100안타씩 20시즌을 꾸준히 치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는 어려운 기록이다. 박용택은 2002년 프로에 데뷔해 86안타를 친 2008년을 제외하고 무려 14시즌을 100안타 이상씩을 때려냈다. 2012년부터는 KBO리그 최초 4년 연속 150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올해 5년 연속에 도전하고 있다.
박용택에게도 ‘2000안타’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는 “내가 야구를 시작하면서 2000안타를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 20대는 실패와 좌절의 공간 속에 있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담담히 말문을 열었다.
박용택의 야구인생은 2009년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그는 당시 0.372(452타수 168안타)라는 고타율을 기록했다. 그 속에서 얻은 것은 ‘타격왕’이 아닌 ‘자신감’이었다. ‘30대가 되면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실제 30대가 되면서부터 야구기량을 더 꽃피우고 있다.
물론 이는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20대는 혼돈 속에서 맨몸으로 부딪혔다면, 30대가 되면서부터는 더 철저하게 야구에 대해 파고들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몸 관리부터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 야구에서 9할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리적 부분까지 컨트롤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박용택은 2000안타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야구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꼽는다. “그것만큼은 어느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할 정도로 매일 치열하게 야구와 싸우고 있다. 2000안타에 대해 말을 꺼내자마자 “(3000안타까지) 1002안타가 남았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는 말은 허투루 하는 농담이 아닌 이유다. LG 양상문 감독도 “(박)용택이는 단 한 번도 아파서, 힘들어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야구에 대해 열정적이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 부분이 대단하다”고 인정했다.
박용택이 꿈꾸는 2000안타의 그림도 있다. “가능하면 홈구장(잠실)에서, 그리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안타”다. 그 순간을 위해 그는 오늘도 힘차게 배트를 힘차게 휘두를 것이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