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세현의 체인지업 1구가 가져온 변화

입력 2016-08-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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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세현. 스포츠동아DB

넥센 김세현(29)은 2016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투수다. 올 시즌 49경기에서 2승 30세이브, 방어율 2.61(48.1이닝 14자책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구원부문 1위에 올라있다. 특히 8월 3경기에서 연달아 1.1이닝씩 소화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을 치를수록 더욱 강력한 마무리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8월4일 사직 롯데전은 김세현의 긍정적인 변화가 투영된 한판이었다. 이전까진 주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2가지 구종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서클체인지업 하나를 섞었을 뿐인데, 결과가 매우 좋았다. 5-4로 앞선 9회말 2사2루에서 나경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마치 포크볼을 연상케 하는 위력적인 종변화구였는데, 김세현은 “서클체인지업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는 올 시즌 처음 던진 구종이었다. 김세현은 12일 고척 KIA전에 앞서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는데, 제3의 구종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세현은 올해 1~2차 미국 애리조나~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변화구를 가다듬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스플리터를 장착하면 훨씬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며 격려했다. 시즌 초반 직구 일변도의 투구를 할 때 누구보다 강하게 질책했던 이가 바로 염 감독이다. KBO리그에서 최정상급의 구위를 자랑하는 김세현이 확실한 마무리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공교롭게도 김세현은 서클체인지업 1개로 승리를 지켜낸 뒤부터 3연속경기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에 4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고, 피안타율도 0.214에 불과하다. 데뷔 첫 30세이브까지 달성했다. ‘성공 체험’을 통해 자신감이 붙자 변화구 구사 빈도가 높아졌다. 상대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져가기도 그만큼 어려워졌다.

김세현은 “선발투수로 뛰면서 투심패스트볼과 스플리터, 커브, 서클체인지업 등 많은 구종을 던져봤다”며 “구속을 조절하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것도 한 방법인데, 스플리터는 아직 완벽하지 않아 서클체인지업을 던져보니 괜찮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세현의 공을 받은 넥센 불펜포수 양희현 씨는 “(서클체인지업의) 떨어지는 각이 커서 위력적이다. 한순간에 확 꺾이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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