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와 이만수의 꿈 “20년 프로젝트 구상중”

입력 2016-08-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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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SK전을 앞두고 전 SK 감독인 이만수 라오J 브라더스 구단주와 주장 뻐군, 투유군(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총 17명의 선수들과 함께 구장을 찾은 이는 이만수(58) 전 SK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이날 ‘시포자’로 나서 라오스 선수들의 시구와 시타를 도왔다.

한화-SK전을 앞두고, 한화 김성근 감독을 포함해 SK의 전·현직 사령탑 3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라오스에 야구라는 작은 희망의 씨앗을 뿌린 ‘라오J 브라더스’ 구단 소속 선수 17명과 함께 SK에 초청을 받았다.

이 감독은 라오J 브라더스의 구단주를 맡고 있다. 2014년 12월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라오스를 방문해 야구를 전파했고, 지난해 말에는 한국과 라오스 양국 외교부의 MOU 체결이라는 성과까지 냈다. 이에 따라 라오J 브라더스의 지도하고 있는 권영진 전 대구고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라오J 브라더스 선수들은 23일에는 울산 kt-롯데전을 찾은 데 이어, 2번째로 야구장 나들이를 했다. 부산시 국제 교류재단의 초청으로 창단 후 처음 한국에서 해외경기를 갖기도 했다.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선수들이 부산에서 3경기를 했다. 중학교 엘리트 선수들과 경기라 걱정이 많이 됐다. 0-20으로 지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2-16으로 패했다. 2점을 냈다는 게 고무적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라오스 선수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야구 전도사’가 되길 기대했다. 이 감독은 “아이들이 오늘까지 홈스테이를 했는데 너무 좋아하더라.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해 생각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돌아가서 또 야구를 전파하고 보급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SK는 이 전 감독을 통해 선수단의 유니폼과 야구 용품들을 기증해 라오J 브라더스가 야구단으로 정착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함께 생활을 하며 운동도 하고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야구단에 들어오겠다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내년에도 올해 MOU로 지원받은 것처럼 할 수 있게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구 전도사’ 이 감독에게 가장 힘든 건 무엇일까. 그는 “사실 재정적인 면이 가장 힘들다. 야구를 하면서 돈 관리는 모두 아내가 하고 있는데 ‘감독할 때와 지금 언제 더 많이 쓰냐’고 물어보니, 지금이 1.5배를 더 쓴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라오스 야구단 외에도 전국 각지를 돌며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도하는 등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라오스에 20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부지를 매입해 야구장 2면, 보조구장 2면, 숙소와 웨이트트레이닝장, 수영장과 학교를 건립하는 것이다. 20년 뒤면 난 80대다. 다른 욕심은 없다”며 미래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아내에게 제일 미안하지만, 후회한 적은 없다. 현역 복귀는 하늘의 뜻 아니겠나. 때가 되면 할 수 있겠지만, 그걸 신경 쓰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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