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우가 3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인근의 TPC보스턴에서 연습라운드를 하며 가장 먼저 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을 준비했다. 김시우는 그린 주변이 까다로운 18번홀에서 다양한 어프로치 샷을 연습하며 실전을 대비했다. 노턴(미 매사추세츠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아침 일찍부터 홀로 연습라운드 진행
마지막 18번홀 그린 공략에 시간 할애
“코스 안 어려워…15∼20언더파 승부”
“큰 실수만 없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자골프의 에이스로 떠오른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치방크챔피언십(총상금 850만 달러)을 가장 먼저 준비했다. 1차전 바클레이스를 일찍 마치면서 서둘러 2차전 준비에 돌입한 김시우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인근의 TPC보스턴(파71)을 찾았다. 오전 11시부터 프로암이 예정돼 있어 그 전에 라운드를 마쳐야 했기에 4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했다. 코스는 대회 준비로 분주했다. 인부들은 각종 장치물을 설치하기에 바빴고, 코스 관리요원들은 잔디를 깎고 다듬느라 굉음을 뿜어내며 장비를 움직였다.
미국의 동부지역도 한국처럼 연일 3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려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김시우도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이날은 날씨가 좋았다.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태양도 뜨겁지 않았고, 잔잔한 바람까지 불어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코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이날 연습라운드에 나선 선수는 김시우가 유일했다. 1번홀(파4) 티샷을 날린 김시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페어웨이에 발을 내딛었다. 캐디 마크 캐런스는 백을 메고 김시우의 뒤를 따랐다.
연습라운드는 실전을 위한 마지막 점검이다. 플레이오프 출전이 처음인 김시우는 모든 것이 낯선 상황이었기에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다. 코스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인 만큼 연습라운드지만 신경을 곤두세웠다.
김시우와 캐디는 각자의 역할대로 홀을 이동했다. 김시우는 티샷 공략과 그린 주변의 다양한 상황들을 세심하게 살폈고, 캐디는 공을 떨어뜨릴 위치와 그린까지 남은 거리, 벙커의 위치와 페어웨이 좌우측 상황, 홀이 위치할 지형 등 코스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확인하면서 실전에 대비했다.
1∼3번홀은 비교적 무난했다. 4번과 5번, 6번홀은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위험 요소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김시우와 캐디는 공을 1∼2개씩 더 쳐보면서 실전에서 맞닥뜨릴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했다. 9홀을 끝낸 김시우의 눈빛에선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흘렀다. “코스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대신 섬세한 공략이 필요해 보인다”며 10번홀로 이동했다.
후반 9홀은 파35로 세팅됐다. 전반에 비해 파5 홀이 1개 적다. 마지막 18번홀만 파5다. 530야드로 세팅될 예정이어서 길지는 않다. 대신 그린 주변이 까다롭다. 충분히 2온 공략이 가능하지만, 그린 뒤쪽으로 내리막 경사가 있어 공이 흘러내려갈 가능성이 많다. 김시우는 마지막 18번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린 뒤에서 공을 띄우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면서 홀의 위치에 따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머릿속에 저장했다.
오후엔 드라이빙레인지와 연습그린에서 샷을 점검했다. 다시 태양이 뜨거워졌다. 비슷한 시각 연습벌레 비제이 싱(피지)이 모습을 보였고, 잠시 후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여러 명과 함께 연습장에 들어서더니 김시우 옆에 자리했다. 약 2시간 정도 이어진 연습은 라운드를 통해 필요한 기술을 준비하는데 집중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그린에서 보냈고, 바람에 대비한 아이언 샷도 가다듬었다.
오후 2시를 넘겨 연습을 마친 김시우는 “날씨에 따라, 또 코스 세팅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도 15∼20언더파 정도에서 우승이 결정 날 것 같다.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려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숙소로 이동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투어챔피언십(30위까지)과 올해 안에 세계랭킹 50위 진입을 새로운 목표로 내세운 김시우의 또 다른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노턴(미 매사추세츠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