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부터 이종석까지…악역에 빠진 스타들

입력 2016-09-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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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종석-류승룡-장동건. 동아닷컴DB

이종석, 영화 ‘VIP’ 첫 악역 도전
류승룡·장동건도 연기 변신 시도
실력 있는 감독에 대한 신뢰 바탕

스타들의 이유 있는 악역 도전이다. 배우 류승룡부터 한류스타 이종석에 이르기까지 스크린 흥행 주역으로 평가받는 톱스타들이 과감하게 악역에 도전하고 있다. 톱스타 장동건의 선택도 비슷하다. 절대악에 가까운 악역, 혹은 어쩔 수 없이 악인으로 변모하는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려는 스타들의 의욕적인 행보다.

류승룡은 새 영화 ‘제5열’(제작 와인드업필름) 준비에 한창이다. 다양한 역할에 꾸준히 도전해왔지만 이번에는 관객으로부터 쉽게 이해받기 어려운 역할을 택했다.

영화는 군 수사관이 파헤치는 거대한 사건을 그린다. 류승룡은 사건을 만들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 이에 더해 범접하기 어려운 카리스마까지 갖춘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를 맡은 류승룡의 새로운 변신에 기대가 쏠린다.

이종석의 악역 선택은 그 자체로 화제다. 10월 중순 ‘VIP’(제작 금월) 촬영에 돌입하는 이종석은 데뷔하고 처음 극악한 인물로 나선다. 남북한을 넘나들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아있는 악마’와 같은 캐릭터다. 소위 ‘이미지 관리’, ‘팬 관리’에 주력하며 작품 선택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여타 한류스타와 비교하면 특별한 행보다.

장동건의 선택도 ‘악인’이다. 개봉을 앞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제작 펀치볼)에서 그는 딸을 죽인 남자와 그 아들을 향해 집요하고 치밀한 복수를 실행하는 인물. 영화의 원작인 동명소설에서 확인된 장동건의 배역은 ‘성악설’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털어내려는 듯한 스타들의 악역 도전은 연기 변신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풀이된다. 이들이 맡은 배역을 향한 관객의 지탄은 고스란히 그 역할을 소화한 배우를 향한 ‘호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장동건처럼 점차 악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극적으로 표현되는 인물을 맡는다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설 수도 있다.

실력 있는 감독과 협업에 거는 기대도 배우들의 선택을 앞당긴다.

이종석이 선뜻 ‘VIP’ 출연을 결정한 배경에는 박훈정 감독을 향한 믿음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세계’와 ‘대호’로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인 만큼 ‘안심’해 선택했다. 류승룡 역시 ‘용의자’ ‘세븐데이즈’의 원신연 감독의 차기작이란 점에서 ‘제5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등장인물 전부를 악인으로 채운 영화도 나온다. 28일 개봉하는 ‘아수라’(제작 사나이픽쳐스)는 악질 시장(황정민)과 형사(정우성), 검사(곽도원) 등이 얽힌 지옥 같은 세상을 그린다. 연출자 김성수 감독은 “사악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두 악당이 된다”며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동정심 없는 세상을 빗댄 영화”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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