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륵’ 고메즈가 뼈아픈 진짜 이유?

입력 2016-09-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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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고메즈. 스포츠동아DB

SK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계륵’이 된 외국인타자 헥터 고메즈(28)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고메즈는 올 시즌 SK의 주전 유격수다. 외국인선수에게 내야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를 맡기는 건 일종의 모험이었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뛰고 있는 김성현(29)이 최다 실책(22개)을 범하는 등 불안감을 보이자, 외국인타자 카드를 내야수, 그것도 유격수로 선택했다.

구단이 고메즈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타격보다는 수비였다. SK 고위 관계자는 “타율 2할8푼에 20홈런 정도만 쳐줬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대신 안정된 유격수 수비가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털어놨다.

고메즈가 유격수 자리를 맡는 동안 젊은 내야진의 성장을 통해 차세대 주전 유격수를 찾겠다는 심산이었다. SK로선 고메즈가 제 몫을 해준다면, 다음 세대의 성장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고메즈는 20홈런을 넘겼고,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시켜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얼추 공격에선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비는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 이미 지난해 김성현과 같은 개수의 실책을 범했다. 홈런보다 실책이 더 많으니, 득실을 고려하면 홈런의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

SK는 김광현과 함께 원투펀치를 결성하고 있는 메릴 켈리(28)에 대해선 일찌감치 재계약으로 방침을 정했다. 켈리는 26경기서 8승7패 방어율 3.85를 기록 중이다. 방어율 전체 6위로 더스틴 니퍼트(두산·2.91), 헥터 노에시(KIA·3.55)에 이어 외국인선수 중 ‘TOP3’를 형성할 정도로 에이스 반열에 올라섰다. 당연히 ‘재계약 대상’이다.

반면 대체 선수인 브라울리오 라라(28)는 이미 ‘실패한 영입’으로 규정지었다. 애초부터 왼손 불펜투수로 뛰어온 선수를 150㎞대 강속구 하나만 믿고 선발로 써보려고 했던 게 요행이었다.

이제 남은 건 고메즈다. SK는 올 시즌 박승욱(24)과 최정용(20) 등 새로운 주전 유격수 후보들을 1군에서 기용하고 있다. 이들이 경험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고메즈를 통해 시간을 벌 계획은 접어야 할 판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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