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인 2015년 9월 발표한 '또 다시 사랑'이 '가을 시즌송'에 등극하며 차트를 역주행 하는 저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에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신한카드 판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정규 13집 'I'M'의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한 임창정은 "실제로 팬들이 '이러다 신곡이 '또 다시 사랑'보다 진입 순위가 낮으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 하더라"라며 너털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임창정은 "그런 상황은 되지 않도록 회사에서 ('또 다시 사랑'을)잡아 끌어내릴 거다"라며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런 반농담의 말이 나온 이유는 결국 '또 다시 사랑'이 그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는 뜻으로, 이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는 임창정에게 자연스럽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임창정은 "자신감도 있었지만 부담감이 더 컸다. 그렇다고 앨범을 안내면 안되니까 부딪혀 보려 한다"라며 "'또 다른 사랑'이 '소주 한 잔' 이후 정말 큰 사랑을 받아서 부담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걸 능가하는 곡을 어떻게 만들어야하나 생각도 했다. 곡을 받아서 타이틀곡을 하면 편하긴 한데, 그럼 또 곡을 잘 받아야하고, ('또 다시 사랑'이 내가 작곡한 곡이라) 최선은 내가 써서 타이틀로 해야 하는 상황이었따. 그런데 이 곡이 저 곡보다 좋나, 나쁘다는 어떤 수치로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나는 '내가 저지른 사랑'이 더 좋은 지 어떤지를 모른다. 다만 아이가 차를 타고 가다가 '내가 저지른 사랑'을 듣고 '또 다시 사랑'보다 좋다고 한 것에 용기를 많이 얻었다. 솔직히 발라드로는 '또 다시 사랑'을 못 이길 거 같아서 다른 장르의 곡을 낼려고 생각했었다"라고 작업 과정에서 받은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이 남은 상황이다. 이에 임창정 역시 편하게 마음을 먹고 있었다.
임창정은 "나는 누군가가 ('내가 저지른 사랑'이)'또 다시 사랑보다 좋네'라고 하면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부담감을 내려놓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이번 타이틀곡 '내가 저지른 사랑'이 힘을 빼고 가볍게 부른 노래는 아니다. 오히려 임창정의 가수로서의 역량을 시험할 정도로 힘든 노래가 바로 이 '내가 저지른 사랑'이다.
일례로 임창정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금 높게 만들어 봤어. 노래방 가서 고생들 좀 해. 어제 연습하다가 낮에 별 봤어. 절대 키 내리지 말고 불러! 니들도 좌절 좀 해봐"라고 적어 신곡의 난도를 예고하기도 했다.
굳이 스스로에게도 힘든 노래를 만들어 타이틀로 정한 이유를 묻자 임창정은 "라이브를 안 할 줄 알았다"라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진심이다"라고 강조한 임창정은 "이번엔 앨범은 따로 방송계획이 없어서 마음껏 높게 잡아도 되겠다 싶어서 그렇게 만들었다. (작곡할 때)라이브 때문에 낮은 음을 잡기도 한다. 이번엔 마음껏 질렀다. 그런데 오늘, 내일, 모레, 다 라이브가 잡혔다. 나이 탓인지 목이 금방 간다. 오늘도 리허설 하다가 목이 좀 쉬었다.(라이브가)모험이고 여행이다. 여권이 있어야 갈 수 있다"라고 '내가 저지른 사랑'이 스스로에게도 역대급으로 힘든 노래임을 알렸다.
또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할 점은, 부담감을 내려 놓았다는 게 성적에 무관심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임창정은 이번 앨범에 거는 기대를 묻는 MC딩동의 말에 "잘됐으면 좋겠다. 1등 했으면 좋겠다. 줄세우기라는 것도 해봤으면 좋겠다. 꼭 아이돌만 줄세우기 하라는 법 있냐. 나도 솔직히 줄세우기 하고 싶다"라고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이는 곡과 앨범에 대한 자신감때문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노래를 일부러 찾아듣는 팬들을 위한 기대이기도 하다.
임창정은 "나는 항상 내 앨범의 타이틀이 아니라 7번, 8번 트랙같은 수록곡을 초이스해서 들어주는 팬들을 위해 앨범을 만든다. 그 의미에 있어서는 내가 많이 만족을 한다. 좋은 작곡가, 작사가를 섭외하고 팬들이 듣고, 만족시킬 수 있고, 또 그 노래가 히트하다면 그 곡을 좋아하는 분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팬들도 만족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듣는 앨범이 되기를 기원했다.
정규 13집 'I'M'은 임창정이 직접 프로듀싱에 나서며 엄선한 14개의 트랙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내가 저지른 사랑'은 '또 다시 사랑'을 탄생시킨 임창정과 작곡가 멧돼지가 의기투합 한 발라드이다. 솔직 담백한 가사와 임창정 특유의 보이스, 세션이 더해져 하모니를 완성했다.
또 14번 트랙 인스트루멘틀 트랙 '지나고도 같은 오늘'은 임창정의 다음 라이브 앨범에 완성된 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임창정의 정규 13집 'I'M'은 6일 자정 각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