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도 떨게 만드는 ‘9회 마무리’

입력 2016-09-0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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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현승-NC 임창민-넥센 김세현-SK 박희수-LG 임정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마무리 투수들의 공 하나가 막바지 페넌트레이스의 변수로 떠올랐다. 9월 첫 주말 2연전에서 세이브 순위 상위권에 포진한 마무리들이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숙이자 각 팀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중위권 팀들은 물론 가을야구 준비를 앞둔 팀들 역시 시름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블론세이브의 화살은 세이브 1위부터 5위에 이름을 올린 투수들에게 모두 향했다. 5일까지 세이브 34개로 1위를 달리는 김세현(넥센)은 3일 고척 한화전에서 시즌 8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고개를 숙였다. 11-8로 앞선 9회에 올라와 무려 안타 5개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올 시즌 마무리를 맡은 뒤 최다안타와 최다실점을 내준 날이기도 했다.

세이브 2위 이현승(두산)과 공동3위 박희수(SK), 5위 임창민(NC)도 화살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현승이 3일 잠실 삼성전에서 팀의 3-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허용한데 이어 박희수와 임창민은 한 경기에서 각각 블론세이브와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음날엔 공동3위 임정우(LG)가 kt 박경수에게 끝내기 2점홈런을 맞았다.

5위 SK와 6위 LG 등 당장의 1승이 시급한 중위권 팀들로선 마무리들의 잇따른 블론세이브가 불안할 따름이다. 5강행 티켓을 확정짓기 위해선 깔끔한 뒷마무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데, 다 잡은 경기를 놓친 터라 타격은 배가된다.

마무리의 중요성은 후반기 쾌조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KIA를 살펴볼 때 여실히 드러난다. KIA는 최근 6연속 세이브에 빛나는 마무리 임창용을 앞세워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8월 마지막 등판이던 28일 광주 두산전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가을야구 준비를 앞둔 팀들도 안심할 만한 처지는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재현될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 두산은 이현승의 연이은 난조가 걱정거리고, NC와 넥센은 각각 마무리 2년차와 1년차인 임창민과 김세현의 경험 부족이 고민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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