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민.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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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한화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23경기를 남겨둔 5일까지 7위(54승3무64패)로 5위 SK(61승65패)와 게임차는 3경기다. 가을야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고,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선발과 구원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현재 한화의 1군 엔트리에 선발로만 등판한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은 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핵심 계투요원 권혁과 송창식이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것은 그야말로 치명타. 당장 1군에 합류할만한 투수자원이 없는 가운데 21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하는 김혁민(29)이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다. 김혁민이 전역 후 한화의 즉시전력이 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김혁민은 한화가 무척 공들여 키운 우완 강속구투수다. 2014시즌까지 통산 194경기에서 30승59패2세이브14홀드, 방어율 5.72의 성적을 거뒀다. 선발과 구원을 모두 경험해 활용도가 높고,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포크볼의 조합도 매력적이다. 들쭉날쭉했던 제구력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한화가 그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김혁민은 지난해 다친 어깨를 치료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실전 등판은 5경기(2승1패)가 전부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군 18경기에서 7승3패1홀드, 방어율 4.03(82.2이닝 37자책점)의 성적을 거두며 우려를 지웠고, 선발등판한 15경기 중 8경기에서 6이닝 이상 소화했다. 상무의 8월20일 두산 2군을 상대한 뒤 등판 기록이 없지만, 몸 상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구속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상무 박치왕 감독은 “(김)혁민이가 몸이 정말 좋아졌다. 제구력도 향상됐다”며 “지난해에는 어깨가 좋지 않아 많이 던지지 못했는데, 1년간 몸을 잘 만들었다. 직구 평균구속도 140㎞대 중후반까지 올라왔다. 본인도 ‘스피드건이 고장난 것 아니냐’며 놀라더라.
마음의 준비를 잘하고 있다. (한화에) 돌아가면 자기 몫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우리는 지금 선수를 테스트할 여유가 없다. 1군에 등록한다면 즉시전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4일에도 “(김혁민의 1군 등록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던지는 것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투수 한 명이 급한 데다 5강 싸움이 한창인 한화의 팀 사정상 김혁민의 1군 등록은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 김 감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