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지진, 모범사례 제시한 롯데

입력 2016-09-20 13: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BO 조종규 심판위원장. 스포츠동아DB

KBO리그 넥센-롯데전이 열린 19일 사직구장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이날 오후 8시33분경 경상북도 경주 남남서쪽 11㎞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경기가 진행 중이던 사직구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방송사 중계카메라의 흔들림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지진의 위력이 그대로 전달됐다.

KBO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13일 전국 5개 구장(잠실·수원·대구·광주·마산)의 시설물을 점검했고, “안전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사직구장에선 경기 중에 지진이 발생한 터라 후속대응에 관심이 쏠렸다. 기자실 근처에 관중석에 자리 잡은 한 팬은 돌발상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피해를 막기 위한 구단의 대응이 매우 중요했다.

경기 중단은 없었다. 조종규 KBO 경기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강행했다. “이 진도의 지진(규모 4.5)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진 발생 당시 타석에 섰던 넥센 서건창도 “(지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롯데는 모범사례를 제시했다.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전광판을 통해 지진 시 대응 및 대피경로 포함 이동 관련 안내문을 띄웠다. 예정돼 있던 응원단상 이벤트는 모두 취소했다. 또 관중석 고층부에 자리 잡은 팬은 저층부로 이동시켰다. 비상구가 저층부에 위치한 터라 상황 발생 시 빠른 이동이 가능토록 조치한 것이다. 이날 입장한 2114명의 팬은 끝까지 경기를 관람하고 안전하게 귀가했다. 타 구장에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개선할 부분도 있다. 경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지진 발생 시 대응요령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19일 사직구장에 입장한 관중은 2114명에 불과했지만, 만원 관중이 들어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돌발상황에 대처하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2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찰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19일 롯데의 빠른 대응은 분명 모범사례로 삼을 만하다. 여기에 각 구장에 맞는 이동 동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롯데 구단관계자는 “지진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을 갖고 있다”며 “관중이 많을 때는 안전요원을 여러 곳에 배치해 동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