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ROAD FC 무제한급 챔피언벨트를 앞에 두고 최홍만(왼쪽)과 마이티 모가 주먹을 불끈 쥐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두 사람은 24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XIAOMI ROAD FC 033의 메인이벤트에서 생애 3번째 맞대결을 한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나란히 1승…9년만에 세번째 대결
24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XIAOMI ROAD FC 033을 앞두고 메인이벤트의 주인공 최홍만(36·FREE)과 마이티 모(46·MILLENNIA MMA)가 20일 ROAD FC 서울 압구정짐에서 공식 기자회견에 이어 공개훈련을 했다.
30여 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이날 최홍만과 마이티 모는 복장부터 달랐다.
흰 티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최홍만은 ‘고생’과 ‘자신감’을 자주 말했다. 재킷 차림의 마이티 모는 ‘베테랑’과 ‘약점’이 키워드였다.
XIAOMI ROAD FC 033에서 초대 ROAD FC 무제한급 챔피언을 노리는 두 사람은 2007년 3월과 9월에 맞대결 1승씩 나눠가졌다. 9년 만의 대결을 앞둔 마음가짐을 묻자 최홍만은 상대의 경험을 언급했다.
“2차례 대결로 서로가 아는 부분이 많다. 마이티 모는 경험도 있다. 상대의 스타일을 생각하면서 스파링 위주로 운동했다. 지금 내 표정에서 나오겠지만 힘든 훈련으로 고생을 많이 해서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다. 그동안의 훈련을 보상받고 싶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아직 한 번도 챔피언 벨트를 매 본적 없다”는 최홍만은 “요즘 사람들이 불어난 내 몸을 보고 자주 물어본다. 몸무게는 전성기에 근접했고 힘도 올라왔다.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마이티 모는 한방이 있지만 내 펀치가 더 세다”고 했다.
마이티 모는 점잖게 응수했다. 들을수록 새겨들을 만한 말을 남겼다. “최홍만은 거대한 선수다. 위대한 선수가 되려면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베테랑으로서 최홍만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훈련을 해왔다.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한 마이티 모는 최홍만의 갑작스런 도발에 마이크를 세워놓은 뒤 손가락으로 쓰러뜨리고 나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이렇게 최홍만을 KO시키겠다”고 했다.
마이티 모는 격투기 선수가 가져야 할 자세도 말했다. “프로선수로서 좋은 시절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경험을 통해 고비를 넘겼다. 링에서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링 밖,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프로 파이터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조그만 기량의 조각이 모여서 대중의 평가를 받고 정의되기 때문에 반복연습을 해야 하고 좋은 코치를 만나 준비하고 매일 수도승처럼 인생을 체육관에서 바쳐야 위대한 선수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실수로부터 배워야한다.” 마이티 모는 최홍만과의 생애 2번째 대결의 패배에서 이미 교훈을 얻은 듯 했다.
생애 3번째 경기를 앞둔 두 거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결전에 대비했다.
9년 만에 국내 팬에게 인사하는 최홍만은 최근 동영상으로 훈련모습을 공개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눈에 띄는 것은 복근강화 훈련. 링 위에 누워 있는 최홍만의 배 위로 메디신볼이 쉼 없이 떨어지는 영상이었다. 상대의 강한 복부공격에 대비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마이티 모는 일본에서 4박5일간 시차적응을 겸해 컨디션을 조절한 뒤 19일 한국에 왔다. 이치게키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훈련에서 타격은 물론, 그라운드 상황도 대비한 훈련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