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이원석(오른쪽). 스포츠동아DB
● ‘151㎞’ 이용찬, 셋업맨? 마무리!
이용찬의 경우 두산으로선 더없이 기다리던 존재다. 지난달 초 정재훈이 경기 도중 타구에 팔꿈치를 맞아 수술대에 오른 뒤로 두산은 필승조 구축에 애를 먹었다. 가뜩이나 마무리 이현승마저 구위 난조로 제몫을 해주지 못한 터라 걱정은 배가 됐다.
급한 불은 홍상삼으로 껐다. 홍상삼은 9월3일 경찰청 제대 후 바로 마무리 보직을 맡아 7경기 5세이브를 챙기는 깜짝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홍상삼이 뒤를 책임지자 앞선 투수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성배와 윤명준, 고봉재 등 셋업맨들을 모두 투입해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아나갔다. 여기에 이용찬의 가세는 두산의 통합우승 플랜에 방점을 찍을 마지막 카드다. 입대 전 마무리 경험이 있던 만큼 김태형 감독은 그를 최소 필승 셋업맨 혹은 더블 스토퍼로 생각 중이다. 홍상삼 못지않은 구위를 선보인다면 두산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22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이용찬은 몸 상태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엔 풀타임 마무리였고, 올 시즌 초엔 잠시 선발로 나왔지만 근육통이 도져 다시 마무리로 복귀했다”면서 “직구 최고구속은 151㎞ 정도까지 나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근 몸 관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퓨처스리그가 끝난 뒤에도 연습과 운동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전했다.
● 이원석 “FA 생각할 때 아니다!”
이원석은 내야 주전선수들의 체력문제를 해결할 자원이다. 올 시즌 두산은 김재호와 허경민을 풀타임에 가깝게 돌렸고, 오재원 역시 잦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원석의 주전 포지션은 3루수인 만큼 허경민과의 교통정리가 우선 필요하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둘의 처지는 정반대였지만, 이제는 허경민이 어엿한 주전이고 이원석은 도전자 입장에 서야 한다.
이원석 역시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는 “군 문제를 해결해서 홀가분하지만, 앞으로 적응이 걱정”이라며 “이제 잘해야 될 일만 남았다. 경기에 나가면서 감을 찾을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원석에게 남은 페넌트레이스가 중요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FA(프리에이전트)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 2년 전인 2014년 말 이원석은 FA 자격을 갖췄지만 군 입대를 위해 신청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올 시즌 종료 후 본인이 원하면 FA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원석은 “FA가 문제가 아니다. 주전이 아닌 처음부터 시작해야하는 입장인 만큼 신경 쓰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날 김태형 감독도 둘의 활용방안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이용찬은 뒤에서 출발시킬 것이고, 이원석의 경우 허경민과 경쟁보단 둘 모두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