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피니트, 칼군무가 아닌 그래서 더 역대급인 ‘태풍’

입력 2016-09-24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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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인피니트는 항상 유머와 예능감이 넘치는 그룹이다.

인피니트 멤버들의 이런 예능감과 유머감각은 주변사람까지 유쾌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이번 '태풍'의 무대의상에서 수갑모양의 악세사리를 두고 "다치지 말라는 보호구냐?"라고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지자 천연덕스럽게 "아, 땀 닦으려고요"라고 대답하는 친구들이 바로 인피니트다.

그렇다고 인피니트가 가볍거나 진지하지 못하다는 뜻은 아니다. 인피니트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고, 또 이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룹이다.

무대 아래에서의 '예능형 인피니트'와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인피니트' 사이에 특별한 괴리감 없이 모두 멋있게 느껴지는 건 바로 이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22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만나 진행된 인터뷰는 진지함과 가벼움, 농담과 진담이 예정없이 교차되며 진행됐다.

일단 1년 2개월만의 컴백 소감을 묻자 "1년 2개월 만에 컴백을 했는데, 2년 1개월정도 된 줄 알았다. 그렇게 길게 느껴졌다. 특히 동우 형은 음악방송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동우 형이 '빨리 컴백하고 싶다' 노래 불렀다. 즐기자는 마음으로 활동하려고 한다"라고 말했고, 이를 듣던 동우는 도중 "그렇다. 맞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방송 무대에 선 기분을 묻자 동우는 "콘서트나 행사를 많이 했는데, 음악방송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거 같다.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가 크다. 일단 피드백이 많은 곳이 음악 방송인 거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어떤 피드백을 받았냐는 질문이 나오자 인피니트의 다른 멤버들은 장난스레 "동우야! 많이 늘었다", "동우야! 조용히 해", "동우야! 화장 좀 해" 등의 피드백을 재연해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동우는 "예를 들어 '주간 아이돌'에서 '내꺼하자' 2배속 댄스를 한 게 레전드로 꼽히고 있다더라.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으니까 더 재밌고 의미가 있는 거 같다"라고 자신들의 컴백을 환영해주는 팬들의 반응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동우는 팬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었지만, 인피니트의 컴백곡 '태풍'은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일단 '태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창적인 가사로 유명한 전간디가 가사를 맡았고, 안무가 파격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전간디의 가사를 어떻게 느꼈는 지 묻자 우현은 먼저 "아, 간디 형님이요"라고 반갑게 소리쳤다. 참고로 전간디는 여성이다. 이를 알려주자 우현은 "간디 누님"이라고 조용히 정정했다.

또 우현의 뒤를 이어 호야는 "처음 접했을 때 가사가 '간디' 났다"라고 말을 이어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호야도 막상 가사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성규 형이 할 말이 많을 것같다"라고 답변을 넘겼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성규는 "언어유희라고 하죠"라는 말만 남긴 채 당혹감을 드러냈다.

결국 정리에 나선 건 다시 동우였다. 동우는 "꼬고, 꼬고, 꼬아서 이별을 이야기하는데, 서정적인 느낌도 많이 나고 운율의 리듬감을 살리는게 핵심인 거 같다. 처음 접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낯설기도 햇지만 막상 부르고 보니 또 우리 스타일로 잘 불러진 거 같다"라고 말했고, 그제야 성규는 "(동우가) 정확히 내 마음을 표현해줬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인피니트가 '태풍'의 무대를 두고 "역대급"이라고 자신있게 외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퍼포먼스다. '태풍'의 퍼포먼스는 빠르고 고난도의 동작이 연속으로 등장해 그야말로 '태풍'처럼 몰아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호야는 "안무적인 변화는 다른 부분보다 마지막 댄스브레이크에 있다. 처음 안무 시안이 나왔을 때는 쉽진 않지만 정박에 추는 안무였다. 정박에 춰도 빠른 편이었는데 내가 '더 어렵게 가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너무 쉽게 선만 맞추고 정박에 가면 안될 거 같았다. 무조건 어렵게 가자, 느낌있게 가자고 해서 안무가형이 세 번정도 안무를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야는 "그러다 안무가 나왔는데, 너무 빨라서, 안무가 형이 다시 쉽게 바꾸자고 했었는데, 내가 안된다고 해서 억지로 나온 거다"라고 '태풍'이 역대급으로 어려운 퍼포먼스라는 걸 강조했다.

이에 성열은 "나는 솔직히 쉽게 가자고 했었다. 요즘 다른 팀보면 포인트 안무는 따라할 수 있게 쉽게 쉽게 나오더라.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가보자했는데 호야가 안된다고 하더라. 우리 이제 연차도 있는데, 더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게 가면 안된다고 어렵게 가자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또 동우 역시 "이번 안무는 2배속 댄스 못할 거 같다. 너무 빠르다"라고 '태풍'의 난도를 인정했다.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태풍'이 어려운 안무인 건 맞지만, 한 가지 의문은 인피니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칼군무'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호야는 "칼군무가 틀어진게 아니라 지금은 일부러 안 맞춘다. 그동안은 각각의 체형이나 춤 느낌이 다 다른데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억지로 맞춘 거다. 지금은 굳이 각자의 스타일을 죽여가면서 그럴 때가 아닌 거 같았다. 안무가 형도 똑같이 '칼군무는 하지 말자'고 의견을 모았었다. 각자가 자기 스타일 맞춰서 하자고 했다. 어떤 사람이 보기엔 초심을 잃었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런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동우는 "이 친구와 내가 키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러다보니 한 명은 많이 숙이고 다른 사람은 덜 숙이고 그래야하니까 더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말했고, 호야는 "칼군무를 하다보면 오히려 춤 실력이 안 는다. 억지로하는 거니까"라고 이제 칼군무를 하지 않는 이유를 말했다.

칼군무를 버린 효과를 가장 잘 보여준 건 우현이었다. 우현은 "지금 칼군무 안 맞추니까 춤이 확 늘었다. 앞으로 콘서트때 나를 중점적으로 봐달라"라고 댄스실력에 자신감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태풍'의 활동 각오를 묻자 대답에 나선 건 성종이었다. 다만 성종이 막내라서 그런건지, 인피니트 멤버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진지한 성격이라서 그런건지, 성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형들의 장난이 빠지지 않았다.

먼저 성종이 "원래부터 그랬는데 요즘은 더 '이게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라고 격한 각오를 다지자 호야는 "우리에겐 다음 앨범이 있는데..."라며 말을 달았고, 다시 성종이 "그런 느낌이 아니고, 그만큼 최선을 다하자라는 거다. 이번에는 뼈가 부러지더라도 괜찮다는 그런 각오로 열심히 하려한다"라고 말하자 우현은 "에이 그래도 다치는 건 안된다"라고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정리는 또 다시 동우의 몫이었다. 동우는 "덧붙이자면 인피니트답게 하자 열심히, 주눅들지 말고, 현혹되지 말고 긍정적으로 파이팅 넘치게 하자. 그게 이번 포부다"라고 역대급 무대를 준비한 인피니트의 이번 활동에 관심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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