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연속 100안타’ 박한이, 흔들림이 없었다

입력 2016-10-0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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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가 4일 대구 LG전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로 양준혁(1993~2008년)에 이어 역대 2번째 16년 연속 100안타의 대기록을 세웠다. 박한이(왼쪽)가 클리닝타임 때 류중일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한이(37)가 달성한 ‘16년 연속 100안타’라는 대기록 뒤엔 흔들림 없는 꾸준함이 있었다.

박한이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상대선발 봉중근을 상대로 좌중간 방면 안타를 때려내고 시즌 100번째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로써 박한이는 데뷔 시즌인 2001년부터 올해까지 16년 연속 100안타라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KBO리그 역대 2번째 기록이자 선배 양준혁(1993~2008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다 타이기록이다.

16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꾸준함으로 이뤄낸 대업이었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130경기에 나와 117안타를 때려내고 성공적인 첫해를 마쳤다. 이후부턴 ‘100안타’의 연속이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1922안타를 기록하며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세 자릿수 안타를 이어나갔다.

박한이의 꾸준함은 규정타석과 타율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까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시즌은 단 두 차례(2009, 2015년)에 불과했다. 부상과 부진 등 큰 흔들림 없이 16년의 세월을 버텨냈다는 뜻이다. 기록의 순도를 결정짓는 타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8시즌에 걸쳐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리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교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큰 위기는 올 시즌이었다. 왼쪽 무릎 부상이 도져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단 94경기 만에 100개의 안타를 만들어낸 박한이었지만, 올 시즌엔 100안타 전망이 유독 어두웠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의 배려 속에 후반기 들어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았고, 특유의 몰아치기로 시즌 막판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대기록에 방점을 찍는 안타는 이날 경기 1회부터 나왔다. 박한이는 1회말 무사 1루 타석에 들어서서 상대선발 봉중근을 상대했다. 5구째 승부에서 시속 110㎞ 커브를 받아쳤고, 타구는 좌중간 방면으로 뻗어나갔다. LG 중견수 김용의와 좌익수 문선재가 달려가 공을 잡으려했지만, 두 수비수가 부딪히는 사이 타구는 김용의의 글러브에 맞고 튕겨 나와 떨어졌다. 기록원의 판단은 ‘안타’. 박한이의 대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개인통산 2000안타와 더불어 16년 연속 100안타라는 선물을 안은 박한이는 이제 아무도 밟지 못한 17년 연속 100안타 고지를 향해 달릴 수 있게 됐다.

대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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