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우, 삼성화재 ‘몰빵배구’ 어떻게 넘어설까

입력 2016-10-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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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유광우. 스포츠동아DB

개막 후 3연패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주어가 삼성화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V리그 출범 이래 삼성화재는 이기는데 익숙한 조직이었다. 2015~2016시즌 개막 3연패를 했다지만 당시에는 처음 2경기에 외국인선수 그로저가 없었다. 그러나 2016~2017시즌은 새 외국인선수 타이스를 포함해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고도 3연패다. 16일 대한항공전(세트스코어 1-3)에 이어 21일 현대캐피탈전(2-3), 25일 한국전력전(2-3)까지 그것도 대전 홈에서, 전패를 당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경기력은 갈수록 나아지는데 한끝이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 ‘한끝’에 삼성화재는 굉장히 강했는데 지금은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이대로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예열이 안됐을 뿐인 것일까?

삼성화재 유광우. 스포츠동아DB



● ‘몰빵배구’에 대한 오해와 현실

특급 공격수 그로저가 떠났고, 주전센터 두 명(이선규 KB손해보험 FA 이적·지태환 군입대)이 사라졌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타이스, 김규민, 하경민이 들어왔지만 삼성화재가 ‘튜닝’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레프트 타이스의 공격점유율 쏠림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단 그 비중이 40~45%여야 이상적이라는 생각은 팀 내부에서도 공유하고 있다.

25일 한국전력전에서 타이스의 공격점유율은 46.34%까지 낮췄다. 비록 패했지만 직전 경기(21일 현대캐피탈전) 공격점유율(58.21%)에 비하면 유의미한 ‘교정’이다.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세터 유광우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그래서 경기 중에는 디테일한 지시를 삼가고, 유광우의 판단에 맡긴다. 임 감독이 현대캐피탈전이 끝난 뒤에야 타이스에 편중된 유광우의 토스 배분에 관한 지적을 표시한 것은 그만큼 선수의 자율성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삼성화재 유광우. 스포츠동아DB



● 세터 유광우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

삼성화재는 갈수록 좋아질 재료가 많은 팀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유광우와 타이스의 호흡은 더 좋아질 것이다. 실수가 많은 서브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외국인선수를 V리그 득점기계로 만드는 전술은 비판의 소지도 없지 않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분야에서 삼성화재가 독보적 노하우를 갖춘 것도 사실이다. 라이트 김명진과 레프트 류윤식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V리그 톱 세터 유광우 앞에 놓인 새로운 숙제다. 이제 삼성화재도 익숙했던 배구와 점진적 결별이 불가피하다. 라이트 박철우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손놓고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화재가 진정 우승후보의 자격을 갖췄다면 어떻게든 답을 찾을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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