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①] 신동엽-한혜진-서장훈, 母子 사이 잇는 오작교 MC들

입력 2016-10-28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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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가 떴다 ①] 신동엽-한혜진-서장훈, 母子 사이 이어주는 오작교 MC들

한동안 큰 화제작을 내지 못했던 SBS 예능국에 새로운 효자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치열한 금요 예능 경쟁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만든 것은 물론 화제성도 잡은 SBS ‘미운 우리 새끼’가 등장한 것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지난 8월 파일럿 형식으로 공개됐을 때에도 유력한 정규 편성 후보로 꼽혔던 수작이다. 이런 가운데 첫 회 6%대로 시작한 이 작품은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화제작 반열에 올라섰다. 그렇다면 ‘미우새’는 어떻게 예능판의 신흥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일까.

먼저 이런 성공에는 자신의 일상생활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연기자들과 이를 신랄하게 평가하는 어머니들의 입담이 주효했던 것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을 이어주는 신동엽, 한혜진, 서장훈 등의 공로 역시 절대 저평가 되어선 안된다.


우선 신동엽은 ‘미운 우리 새끼’에서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과 맺고 있는 동료애를 바탕으로 클럽에 다니고, 친구들과 술자리에 빠진 아들들(?)을 감싸주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최근 방송에서 허지웅이 소개팅에서 자신의 이혼 사실을 언급하자 “상대가 이혼 사실을 모른다면 죄를 짓는 기분이 들어 일부러 더 민감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대신 변명해주기도 했다. ‘미우새’ 아들들과 가장 비슷한 또래인 신동엽이라서 가능한 역할이다.

그리고 이 때 MC진 중 유일한 여성인 한혜진이 등장한다. 그는 어머님들이 좋아할 만한 단아한 외모와 말투로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님들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한혜진의 존재 덕에 어머님들은 VCR 영상이 끝난 후 가감 없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 신동엽과 서장훈이 자신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한혜진은 어머님들의 편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처럼 역할이 분담되어 있는 가운데 서장훈은 스스로 어머님들 사이 공공의 적을 자처해 웃음을 준다. 그는 때로 아들들의 실제 모습을 폭로해 어머님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동시에 기꺼이 어머님들의 동네북이 되길 자처한다. ‘미우새’가 VCR 영상 뿐 아니라 토크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은 서장훈의 공로인 셈이다.

‘미우새’ 곽승영 PD 역시 이런 MC들의 공로를 십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신동엽은 어머님들의 속마음을 이끌어 내는데 일품이다. 한혜진은 여성의 시선으로 어머니들 얘기에 공감해 준다. 서장훈은 ‘돌아온 싱글’로서 허지웅의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우새’의 각 MC들은 마치 견우와 직녀 사이를 이어준 까치와 까마귀처럼 한데 힘을 모아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를 좁히는데 일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눠진 MC들의 캐릭터와 역할은 ‘미우새’를 시청해야 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 중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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