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참바다’ 유해진, 스크린에서는 ‘참배우’

입력 2016-10-29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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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바다’ 아저씨가 해냈다. 바야흐로 유해진의 전성시대다.

유해진 원톱 주연 영화 ‘럭키’가 일찌감치 손익분기점(180만)을 달성한 데 이어 관객수 500만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코믹 영화 사상 최단 기간 500만 돌파라는 기록도 함께 수립했다.

유해진은 영화 개봉 당시 “원톱도 원톱이지만 이젠 현장에서 최고령자는 부담이 있다”면서 “바람이 있다면 배우, 스태프, 제작자들 모두 고생했기에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소박한(?) 소원은 단숨에 이뤄졌고, 이젠 아름다운 마무리만 남은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럭키’ 흥행의 가장 큰 이유를 유해진표 생활 연기로 꼽는다. 마치 일상인 듯한 그의 연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극중 유해진은 잔혹한 킬러 ‘형욱’으로 살던 중 목욕탕에서 미끄러지면서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 ‘재성’과 인생이 바뀌게 된다. 극 중 대부분 무명배우 ‘재성’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유해진은 영화를 찍으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직접 경험했던 나의 과거를 다 보여줬다. 무명시절 헬스 다닐 돈이 없어 공원을 뛰어다니며 트레이닝을 했던 일, 입에 볼펜을 물고 발성 연습을 하고…” 라며 고생스러웠던 과거를 떠올렸다.

또 극중 재성의 옥탑방에 대해 “과거 아현동 굴레방다리 옥탑방에서 살았다. 후배 집에 얹혀 살았었는데, 그 집과 정말 비슷했다”며 웃었다.

유해진 특유의 유쾌함과 애드리브로 탄생한 조윤희와의 멜로에 대해서는 “멜로는 처음이었는데, 좋았다. 하지만 오글거리는 건 못할 것 같다. 다만 나한테 어울리는 사랑으로 납득 시킬 수 있다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현장 경험이 부족했을 이준과 조윤희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조)윤희 씨는 시간에 쫓기고, 짜여진 대본에 의존해야 하는 드라마 촬영장에 익숙하다. 호흡이 길고 상황마다 달라지는 영화 현장이 어려웠을텐데도 잘 해냈다. 아마 그 친구에게 이번 경험은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또 이준 씨는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욕심이 많은 친구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며 그들의 미래를 기대했다.


유해진의 또 다른 대표작 ‘삼시세끼’와 그의 파트너 차승원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좋은 추억을 준 방송이다. 삼시세끼는 예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반다큐라고 생각하고 촬영했다. 카메라를 잊을 때가 있을 만큼 서로를 믿고, 나의 모습을 보여준 자연스러운 방송이었다. 까불까불한 모습은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나다”며 웃었다.

이어 “(차)승원 씨랑은 이제 너무 코믹하지 않은, 지금의 서로 나이에 어울리는 진지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송과 스크린을 휘어잡는 유해진의 저력에 대해 묻자 그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덜 민망할 정도로 해내고 싶다. 흥행하고는 상관없이 인정을 받는 것이랄까. ‘배우 유해진입니다’ 라고 나를 소개할 때 ‘재는 아직도 배우라고 하고 다니네’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땐 내려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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