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웨덴 세탁소의 ‘진짜 마음’이 담긴 ‘마음’

입력 2016-11-02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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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세탁소, 사진=쇼파르뮤직

스웨덴세탁소(최인영·왕세윤)와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은 부분은 최인영과 왕세윤의 묘한 케미스트리다.

둘 모두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수줍음이 많아 보였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쏟아냈다. 특히 재미있는 건 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하는 방법이었다.

최인영, 혹은 왕세윤 중 누군가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말문이 막히면 곧 다른 멤버가 이야기를 이어갔고, 그렇게 이어진 이야기들은 사전에 입을 맞춘 것도 아닐 텐데 처음부터 한사람이 이야기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다.

이는 최인영의 말을 왕세윤이 이어가든, 왕세윤의 말을 최인영이 이어가든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통하는 완벽한 둘의 케미스트리야말로 스웨덴 세탁소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들의 원천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 세탁소의 정규 2집 ‘마음’은 이처럼 ‘마음’이 통하는 최인영과 왕세윤이 장장 3년에 걸쳐 만들어낸 정규앨범이다.

사실 스웨덴 세탁소는 이 앨범을 조금 더 빨리 들려줄 생각이었지만, 제작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트리면서 발매일이 늦어졌다.

최인영, 사진=쇼파르뮤직


왕세윤이 “우리가 만든 지 오래된 곡도 있고, 한 번에 만들어진 곡도 있는데, 이곡을 모아서 들려주고 싶었다. 그리고...”라고 먼저 입을 열자 최인영은 “이번 앨범은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써둔 곡을 얼른 들려주고 싶었는데 많이 미뤄졌다. 내가 메인보컬인데 목상태가 원인 모르게 안 좋아졌다. 갑자기 아프더라. 병원도 여러 가지가 받아보고 치료도 여러 가지로 받았는데, 원인을 모르니 치료가 잘 안되더라. 그러다보니 기간이 길어져서 오래 걸렸다. 원하지 않게 미뤄져서 이러 저런 마음고생을 했다”라고 말을 이었다.

다시 왕세윤은 “우리에게는 마음고생이었다. 앨범명이 ‘마음’인데 마음고생을 해서 그러기도 하고 마음을 주고 싶었다”라고 앨범 타이틀이 ‘마음’이 된 이유를 밝혔다.

앨범명에 담긴 조금 더 구체적인 의미는 ‘너무 커져버려 어떻게 할 수 없는 마음’이다.

최인영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위안이 됐다. 이 앨범을 듣는 사람도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앨범명의 ‘마음’은)어떤 마음이라고 정의하기도 전에 커져버린 그런 마음이다. 타이틀곡 ‘foggy’는 커져버린 마음,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마음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앨범의 의미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자 스웨덴 세탁소는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인영은 “저번 앨범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라고 말했고, 왕세윤은 “우리가 생각했을 때 멋있는 곡을 만들었다”라고 받았다.

이어 최인영은 “(‘Foggy’는)듣는 사람에 따라 슬플 수도 있겠지만, 작업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한 곡이다. 예전 우리 노래를 많이 듣는 분은 너무 세다고, 사운드를 좋아하지 않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 왕세윤은 “‘어려운 말’이 더블 타이틀인데, 사실 어떤걸 타이틀로 할지 고민했다. 둘 다 놓칠 수 없는 곡이지만, 팬들은 ‘어려운 말’을 더 좋아하는 거 같다”며 웃었다.

왕세윤, 사진=쇼파르뮤직


- 여담으로 이날 인터뷰에 동행한 쇼파르 뮤직 관계자는 이루마와 함께한 선공개곡 ‘처음이라서’까지 트리플 타이틀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정작 스웨덴 세탁소의 둘은 ‘(트리플 타이틀인건)우리도 몰랐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당황해 했다 -

이번 ‘마음’에는 타이틀곡 ‘Foggy’의 사운드 변화뿐만 아니라 최백호와의 콜라보레이션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최백호와의 작업에 대해 최인영은 “최백호 선생님은 일단 목소리가 뭔지 모르겠지만 울림이 있는 거 같다. 힘이 있는 거 같다. 이 곡을 쓸 때 할아버지와 손녀가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쓰고 싶었다. 그런 이미지가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최백호 선생님에게 메일을 써서 연락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왕세윤은 “최백호 선생님이 승낙을 하고 맞는지 들어보라고 녹음을 보내줬는데, 듣다가 울 뻔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최인영은 “바로 옆에서 들으니 울컥했다. (작업하면서 많이 듣던 노래라)그런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울컥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스웨덴 세탁소의 이번 앨범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부분이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곡들이라는 것이다. “말하기 부끄럽다”라는 이유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곡이 자신의 경험담이라고 모두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인영은 “‘시절’은 100% 나의 이야기이다”라고 말했고, 왕세윤은 “‘두 손, 너에게’가 경험담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으로 만든 앨범인 만큼 더욱 스스로의 마음과 감정이 이입이 되고 있다.

왕세윤은 “‘두 손, 너에게’에 ‘난 아직 그대로인데 내게 닿는 시선들은 변한 것 같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평소에 이런 상황을 많이 겪는다. 내가 생각이 많은 편인데, (이번 노래들은)그럴 때 느낀 걸 담은 실화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스웨덴 세탁소, 사진=쇼파르뮤직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은 스웨덴 세탁소는 왜 즐겁고 신나는 감정은 많이 노래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최인영은 “우리가 밝은 곡도 많이 쓰긴 하는데 (앨범에)수록되지를 않는다. 밝은 음악은 다 까인다. 그래서 우리끼리 그냥 벨소리로 만들어서 쓰고 다닌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종합해 보면 스웨덴 세탁소의 정규 3집 ‘마음’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 마음을 담은 앨범이다.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청자의 몫이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느끼면 되는 작품인 셈이다.

최인영은 “우리가 사운드적으로 꽉꽉 차 있거나 고급스럽거나 하진 않지만 우리가 지금 하는 얘기를 솔직하게 다 모았다. 친구가 고민 상담하듯 이야기하는 듯한 음악이다. 우리가 중점을 두는 게 가사전달이다”라고 말하고 왕세윤에게 바톤을 넘겼고, 왕세윤은 “가사가 잘 들리 수 있는 악기 편성이나 편곡을 신경 썼다. 그렇게 한 곡 한 곡 우리 마음을 눌러 담았다”라고 앨범의 매력을 어필했다.

더불어 왕세윤은 “우리가 11월 5일 단독공연을 한다. 지금까지 스웨덴 세탁소면서 세탁소 콘셉트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세탁소 콘셉트로 무대를 꾸몄다.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으니 많이 와 달라”라고 콘서트의 어필도 빼놓지 않았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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