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판이 짜인다. 지상파 3사는 16일 동시에 새 수목드라마를 선보인다. 작품의 색깔은 다르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부터 풋풋한 청춘물, 가족애를 다룬 드라마까지 다양하다. ‘로맨스 대전’을 치른 전작들과 달리 전혀 다른 장르가 맞붙는다.
그중에도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은 대중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다. 여기에 남녀주인공은 전지현과 이민호다. 스타 작가와 두 한류스타의 만남은 기대될 수밖에 없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멸종 직전인 지구상의 마지막 인어가 도시의 천재 사기꾼을 만나 육지생활에 적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을 통해 웃음과 재미를 안길 판타지 로맨스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인연의 이야기를 펼쳐낼 예정이다.
그러나 변수가 존재한다. ‘별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와 전지현의 재회다. ‘별그대’ 2탄이라는 ‘오명’이 두 사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극 중 인어의 캐릭터가 천송이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지현은 “천송이와 인어는 굉장히 다른 캐릭터다. 내가 박지은 작가와 다시 만난다고 하니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넘어야 할 벽이라고 생각한다. 박지은 작가 역시 그 부분을 고민하고 있을 거다. 그러나 인어가 받아들이는 것은 모든 게 새롭다.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역할이다. 에피소드를 받아들이는 인어의 모습이 천송이와는 다를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변화를 예고한 전지현이다. 그만큼 ‘푸른 바다의 전설’은 기대된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남은 두 작품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먼저 바벨만 들던 스물한 살 역도선수 김복주(이성경)에게 닥친 폭풍 같은 첫사랑을 그린 MBC 새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극본 양희승 김수진, 연출 오현종)가 안방극장의 싱그러움을 예고하고 있다. ‘대세 스타’ 이성경과 남주혁이 남녀주인공으로 나서면서 청춘스타의 새 바람을 일으킬 각오다.
특히 모델 출신 이성경의 연기 변신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주로 큰 체격이 연상되는 역도 선수 역할로 캐스팅된 것에 대한 우려의 시작이 존재한 것.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미스 캐스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성경을 향한 제작진의 신뢰는 높다.
이성경 역시 “모델 출신 연기자가 역도선수를 맡는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 전작이 끝나고 보름 만에 촬영해서 부어서 가는 방법밖에는 없더라. 전날에 많이 먹고 부어서 갔다”며 “사실 역도선수의 체급이 다양하다. 굉장히 마른 선수들도 많다. 근육으로 단단한 체력을 갖고 있다. 나도 통통한 이미지보다 건강한 체대생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말랐었으니까 건강미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두고 몸을 만들었다”고 그간의 노력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역도 훈련을 같이해서 자연스럽게 근육이 많이 붙었다. 역도가 처음에는 살이 많이 빠졌는데 지금은 근육형 몸매로 완성되고 있다.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많이 준비했으니 걱정 없이 봐달라”고 당부했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극본 전호성 연출 김영조)는 ‘푸른 바다의 전설’과 ‘역도요정 김복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 톱스타도, 대세스타도 없는 캐스팅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오 마이 금비’를 얕보기에는 작품이 지닌 진정성과 감동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아동 치매에 걸린 10살 유금비 역을 연기할 허정은의 연기가 주목된다. 허정은은 “전작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기억을 해내려고 하는 연기를 해봤다. 이번에는 그 부분을 되짚어 연기하고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 때는 말이 없는 역할이라 표정을 과장되게 했는데 ‘오 마이 금비’에서는 대사가 많다. 표정을 과하게 안해도 돼 나는 더 좋다”고 말했다.
세 작품 모두 여주인공의 색깔이 분명하다. 과연 새롭게 짜여진 ‘수목대전’에서 승리의 여신은 누가 될까. 전쟁의 서막은 16일 밤 10시.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