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 김신욱이 구자철에게 헤딩으로 어시스트 하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신욱 후반22분 투입돼 상대수비 흔들어
실점 허용 빌미된 잦은 패스미스는 오점
전반전 풀백 오버래핑 적어 측면공략 실종
통산 10번째,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우즈베키스탄과의 14번째 대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에도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많은 것이 걸려있다”는 말로 우즈벡전 필승의지를 드러냈지만, 추가시간을 합친 93분은 몹시 고통스러웠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확인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4위 한국과 48위 우즈벡의 실력차는 크지 않았다. 최종예선 앞선 4경기에게서 보여준 1실점(4득점)의 끈끈한 수비와 강한 역공은 한국을 괴롭히기에 충분했다. 현장과 데스크를 연결해 우즈벡전을 되돌아봤다.
Q=이정협(25·울산현대)과 김신욱(28·전북현대)의 명암이 엇갈렸다.
A=최종예선 내내 어려움을 겪던 슈틸리케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한때 황태자로 군림한 이정협의 선발이었다. 울산에서도 존재감을 잃어버린 이정협을 선택한 과정에서 김신욱은 ‘플랜B’로 가치가 떨어졌다. 또 한 번의 실수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에 직면한 대표팀을 구한 이는 김신욱이었다. 후반 22분 197.5cm의 장신이 투입돼 우즈벡 수비진이 흔들린 틈을 타 175cm의 단신 남태희(25·레퀴야)가 헤딩 동점골을 성공시켰고, 이후에도 날카로운 공격전개로 우즈벡 진영을 흔들었다. 전체 흐름을 고려할 때 ’슈틸리케호‘의 플랜B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 이정협이 나선 플랜A의 실패에 가까웠다.
Q=수비진이 캐나다와의 평가전(11일)과 변화가 없었는데.
A=우즈벡은 전형적인 ‘선수비-후역습’ 축구를 구사한다. 파괴력이 강하지 않아도 충분히 효율적이다. 최종예선 4차전까지 5실점한 한국으로선 뒷문도 안정시켜야 했다. 캐나다전에 선발출장한 포백을 그대로 가동했다. 장현수(25·광저우 푸리)-김기희(27·상하이 선화)를 중심으로 좌우에 박주호(29·도르트문트)와 김창수(31·전북현대)를 투입했다. 그러나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롱 볼과 세컨드 볼 처리 미흡으로 불안감을 남겼다. 여기에 잦은 패스 미스는 첫 실점의 결정적 빌미가 됐다.
Q=전투력, 측면 공략이 전반 내내 실종됐다.
A=결전을 앞두고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은 “차가운 머리로 전투적인 플레이를 하겠다”며 동료들을 독려했다. 그런데 더 냉정하고, 저돌적으로 나선 쪽은 우즈벡이었다. 압박도 강했고, 훨씬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우리 수비진은 과감한 상대의 돌파에 쉽게 넘어져 자주 위기를 겪었다. 전반 중반부터 조직력이 와해됐다. 풀백들의 오버래핑 빈도가 적다보니, 모처럼 잡은 기회도 금세 무산됐다. 윙 포워드 손흥민(24·토트넘)이 문전으로 적극 침투해 기회를 노렸으나, 주변에서 거의 받쳐주지 못했다. 0-1로 맞이한 후반 들어 위기감을 느낀 한국의 맹공이 펼쳐졌으나, 좀더 빠른 변화가 필요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