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하늘, ‘스카이 김’의 연기는 언제나 아름답다

입력 2016-11-1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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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만난 배우 김하늘은 의사 표현이 굉장히 똑부러지는 사람이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고집이 아닌 배려가 묻어났고 더 나아가서는 관계에 초월한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결혼 후 복귀 작인 KBS2 드라마 ‘공항가는 길’ 최수아가 불륜녀로 여성 시청자들의 적이 되지 않고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었던 것 역시 김하늘이 최수아를 연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드라마 자체가 인간관계를 통해 성장해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공항 가는 길’은 초반, 불륜 논쟁에 휘말렸지만 결론적으로는 주인공의 자아 찾기라는 감성을 건드리며 어른들의 동화로 평가받았다. 김하늘 역시 불륜 설정(어찌됐든 관계는 불륜이다)이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할까봐 우려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작품이에요. 초반에는.. 단순하게는 불륜이라든지 뭐 이런 논란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제가 ‘공항 가는 길’을 선택한 이유는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적인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일반적인 드라마 대본과 달리 영화 감성, 느낌이 좋았죠. 시청자들의 저와 같은 마음으로 드라마를 봐 주셔서 좋아요.”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 최수아의 전형적이지 않은 매력에 이끌렸다. 엄마, 아내, 직장 여성의 모습부터 서도우(이상윤)와의 로맨스에선 설렘을 느끼는 여자가 돼 있었다. “캐릭터가 김하늘화 되는 게 싫다”는 그는 문어체인 ‘공항 가는 길’ 대사를 말하듯 전달하는 데 방점을 뒀고 최대한 작가의 의도가 담긴 대본대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실제 김하늘은 최수아와 달리 감정 표현에 적극적이다.

“저는 기쁠 때 좋을 때 슬플 때 감정 표현을 정확하게 해요. 수아랑은 다르죠. 연기를 시작 하면서 감정 표현을 많이 다듬었어요. 캐릭터를 통해 많은 삶, 경험을 하다보니 배운 게 많아졌고 현명해지려고 노력하죠. 배우라는 직업이 자아를 찾는 데는 정말 좋은 거 같아요.”

그는 극 중 애인 이상윤과 남편 신성록과 얽힌 관계에 대해서도 “남자는 다 똑같다고 하는데 남자는 다 똑같지 않다”며 연인 혹은 인간관계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노력해서 되는 관계도 있죠. 하지만 다른 건 다른 거고, 나와 안 맞는 건 안 맞는 거예요. 변하지 않는 부분이죠. 그 차이를 인정하느냐, 못하느냐일 뿐인 거 같아요. 상대방에게 변화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차이를) 인정 하려는 시도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나와 맞게끔 한다’는 건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거잖아요. 제가 인정할 수 있는 남자가 (저한테는) 좋은 남자 아닐까요.”


김하늘의 인생관 역시 이타적이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도 행복하지 않다고 믿는 것. 타인을 챙기려면 본인 스스로부터 행복해야한다. 이에 대해 그는 희생이 아닌 ‘안심’이라고 표현을 정정하기도 했다.

“(서도우와의 사랑처럼 깊은 연애를 해봤나봐요?) 어휴... 그렇게 곤란한 질문을...(웃음) 사랑을 아무리 많이 한 사람이라도 못 느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죠. 친구, 부모, 형제들과의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거잖아요. 저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친구가 많은 편이에요. 새로운 관계가 두렵지는 않은데 가까워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죠. 진실함, 제 앞에서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 금방 친해져요.”

연기는 김하늘이 행복을 느끼는 최고의 일이기도 하다. 그는 결혼 후 로맨틱코미디 장르 출연에 대해서도 “못 할 이유 없다”고 자신했다.

“여전히 제가 연기할 수 있는, 제 나이에 맞는 역할 많다고 생각해요. 굳이 ‘이제 나는 로코 못해’라는 고민을 한 적 없죠. 연기를 하면서 여러 상황을 통해 제가 느끼는 행복이 굉장해요. 제 목소리, 표정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 최고의 희열을 느낍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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