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인이 살린 한국전력, 1위가 눈앞이다

입력 2016-11-20 17:2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전력 전광인.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전력 전광인.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2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대한항공과 경기를 세트스코어 3-1(25-23 25-20 24-26 25-15) 승리로 장식한 뒤 이 같이 말했다. 3세트 중반 ‘토종 거포’ 전광인이 발목 부상으로 교체된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이는 한국전력에서 전광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 한 단면이다.

전광인은 한국배구가 자랑하는 대형 공격수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경기당 19.4득점(6위), 공격성공률 56.99%(1위)를 기록하며 한국전력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전광인~서재덕~아르파드 바로티의 삼각편대는 한국전력이 자랑하는 최고의 무기. 전·후위를 가리지 않는 공격에 리시브 능력까지 갖춘 전광인이 그 중심에 있다. 무릎과 발목, 어깨까지 안 아픈 부위가 없지만, 책임감 하나로 긴 시즌을 버텨내고 있다. 매년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매년 30경기 이상 출장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다음날은 체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진행하는 신 감독의 배려도 도움이 됐다.

이날 전광인의 존재감은 3세트에 드러났다. 팀이 11-8로 앞선 상황에서 발목을 다쳐 안우재와 교체됐다. 안우재는 한국전력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되는 공격수지만, 전광인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부담이 커 보였다. 전광인은 치료를 받으면서도 코트를 응시했다. 팀이 12-8에서 5연속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하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결국 14-15에서 다시 코트에 들어섰고, 곧바로 퀵오픈에 성공하는 투지를 보여줬다. 이날 성적은 15득점(3블로킹), 공격성공률 57.14%. 팀 내 2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4연승에 일조했다. 2위 한국전력(7승3패·승점 19)은 선두 대한항공(승점 20)과 격차를 1점으로 줄였다.

신 감독은 “(전)광인이가 발목을 다쳤다고 해서 고민이 컸다. 불행 중 다행으로 광인이가 코트에 돌아와서 자기 역할을 해줬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인이는 훈련 때 공을 만지지 않아도 몸만 만들면 실전에서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전광인은 “다행히 심하게 다치진 않아서 다시 뛸 수 있었다”며 “경기에서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야 우리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트에서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코트 밖에서도 어떻게 활기를 불어넣을지 고민한다. 작은 부분만 보완하면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