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강원FC, 이 정도면 챔스 꿈 ‘뻥카’ 아니다

입력 2016-12-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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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무대에 서게 된 강원FC가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강원은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이근호(왼쪽)와 수비수 오범석을 새 식구로 맞았다. 스포츠동아DB

이근호·오범석 영입 전력보강 ‘속도’
“제2, 제3의 이근호 영입 기대하시라”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1부리그)으로 복귀하는 강원FC의 겨울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내년 시즌 클래식 승격이 확정된 지 채 1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적극적 전력보강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재빠르게 팀을 ‘클래식 모드’로 재설계하고 있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조태룡(52) 강원 대표이사의 다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강원은 9일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출신 이근호(31)를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최전방과 측면에서 두루 활약할 수 있는 이근호는 A매치 75경기에서 19골을 터트린 ‘검증된 공격수’다. 정확한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십억 원의 몸값이 지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근호 정도의 ‘A급 선수’는 그동안 도시민구단들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레벨에 속한다.

강원은 2015년부터 팀을 이끌며 부임 2년째인 올 시즌 팀을 클래식으로 끌어올린 최윤겸(54) 감독과 10일 재계약한 뒤 11일에도 또 한 번의 ‘깜짝 영입’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이근호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국가대표 수비수 오범석(32)을 새 식구로 맞았다.

2005년 A매치에 데뷔해 43경기를 뛴 오범석은 수비와 미드필드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2003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요마하마 마리노스(일본), 크릴리야 소베토프(러시아), 울산현대, 수원삼성 등에서 활약하다 올해는 중국 슈퍼리그(1부) 항저우 그린타운에서 21경기를 소화했다. 오범석은 구단을 통해 “강원에서 모든 것을 다 불태우겠다. 선수생활 마지막에 정말 뜻 깊은 것을 이루기 위해 강원에 왔다”며 “결정이 쉽진 않았지만 모든 것을 걸고 이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내년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이 확정된 제주를 떠나 2018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항저우에 몸담기 전 수원삼성에서 뛰었던 오범석도 이제 갓 클래식에 복귀한 강원을 택했다. 단순히 계약조건에 만족했다기보다는 강원의 새로운 비전에 공감했기 때문에 이근호와 오범석의 입단이 성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 조태룡 대표이사. 사진제공|강원FC


조 대표는 클래식 승격이 확정된 직후 “2018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근호와 오범석의 입단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근호 영입을 확정한 뒤 “제2의 이근호, 제3의 이근호 영입을 기대해도 좋다”고 장담했던 조 사장은 “대형 스타의 영입은 성적뿐 아니라 마케팅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승격 확정 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을 때, 일부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뻥카’라고 믿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내 진심이 담긴 말”이라고 설명한 조 대표는 “스포츠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 팬들에게 과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도시민구단의 롤모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시즌 클래식에서 돌풍을 장담하고 있는 강원의 겨울 행보가 눈길을 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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