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빅뱅 “우리가 들어 좋은 노래, 대중도 사랑하더라”

입력 2016-12-15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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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빅뱅 “우리가 들어 좋은 노래, 대중들도 사랑해주더라”

‘음학(學)과 음악(樂)’

13일 0시 발표된 그룹 빅뱅의 정규 3집 ‘MADE'를 음학적으로 분석하고 싶지 않았다. 트랙 순서대로 들어보니 2015년 발표된 곡들도 세 개의 신곡 ’에라 모르겠다‘ ’LAST DANCE(라스트댄스)', ‘GIRLFRIEND(걸프렌드)'와 어우러지니 색달랐기 때문이다. 굳이 평가를 하자면 들으면서 즐기기에 좋았다 정도. 음학적 지식이 부족해서일까. 어떻게 왜 좋았는지를 써보라고 하면 자신이 없다. 그냥 듣기 좋은 노래였다.


그런데 이 두루뭉술한 평가가 틀린 것만은 아니었나보다. 빅뱅 역시 인터뷰에서 좋은 음악에 대해 “우리가 듣기에 좋으면 좋은 거”라고 ‘에라 모르겠다’라는 식의 정의를 내렸다.

“우리가 듣고 떳떳한 음악을 할 때 행복하죠.” (탑)

지드래곤은 “도전하는 걸 의도하면서 음악 작업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좋아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고 믿긴 한다”고 말했다.

“YG 양현석 회장은 매우 대중적인 귀를 가지고 계세요. 우리는 실험적인 곡을 많이 만들지만 그만큼 저는 양 회장에게 많은 노래를 속된 말로 까여봤죠. 수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에요. ‘배배’ 때도 회장님은 반신반의했지만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재미있어 해주셨어요. 우리 생각이 맞는다는 걸 믿게 되더라고요. 소위 말하는 되는 노래, 인기 얻을 수밖에 없는 노래만 계속 쓰면 발전도 없고 만들 때 만들 때도 재미없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단순하게 듣기 좋은 노래가 좋은 노래, 우리가 듣기에 좋으면 사람들도 듣기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음악을 대하는 빅뱅의 이 같은 태도에서 빅뱅이 10년 동안 힙합을 기본으로 록, 댄스, 발라드 등을 통해 장르적 범주를 넓혀 올 수 있었던 원동력과 지난해 발표한, 빅뱅의 실험정신이 담겼다고 평가받은 노래 ‘BAEBAE(배배)’가 2015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음악적으로 변화를 주는 건 당연한 거 같아요. 가수지만 저 역시 음악 팬으로서 많은 노래를 듣고 영향을 받고 꾸준히 공부하거든요. 그걸 트렌드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때그때 선호하는 음악도 바뀌고요. 빅뱅 초반에는 ‘거짓말’ 같은 하우스 장르를 했는데 당시 우리는 그 장르를 많이 들었어요. 이후에는 EDM에 빠졌고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고요. 앞으로도 빅뱅의 음악은 변해야하고 변하겠죠?” (지드래곤)

“멤버별로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빅뱅이 여러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는 거 같아요. 우리 멤버들은 모두 음악을 잘 찾아 듣고 또 많이 들어요.” (태양)

“가수가 한 장르에 국한된다면 미련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탑)

“어떤 장르가 특정한 정체성이 될 수도 있지만 빅뱅의 지향점과는 달라요. 우리는 여러 장르를 빅뱅스럽게 만들 수 있는 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드래곤)


하지만 데뷔 10주년을 맞이하고 여전히 놀랄 만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그룹이기에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아닐까. 이에 대해 빅뱅은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가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으로 투어를 하고 있잖아요. 사실 데뷔 초에는 신인이니까 너무 바빴어요. 저 같은 경우는 상상했던 가수 생활과 너무 달랐고 ‘이렇게 힘든 건가’ 싶었죠. 그런데 되돌아보면 힘들게 했던 일들이 저희가 꿈꿨던 것들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었어요.” (태양)

“꿈꿔왔던 가수의 삶을 살고 있죠. 방송 활동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롤링스톤즈처럼 장수하고 투어하면서 시간 보낼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꿈을 꿨거든요. 지금 우리도 투어를 하고 세계 각국의 팬들을 만나고 있어요. 그런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거 자체가 감사해요.” (탑)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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