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주에도 박수를” 심석희가 진정한 여왕인 이유

입력 2016-12-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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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쇼트트랙대표 심석희(가운데). 스포츠동아DB

여자쇼트트랙대표 심석희(가운데). 스포츠동아DB

18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가 끝났다. 심석희(19·한국체대)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15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m에서도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금 2개, 동 1개로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는 한국의 쇼트트랙 여제에게 쏟아졌다.

그런데 대회를 마친 심석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문마다 계주 얘기를 꺼냈다. “무엇보다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가장 기쁘다”는 것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조재범 여자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는 “(심)석희가 올해부터 대표팀 주장을 맡아서 책임감이 강해졌다”며 “다른 선수들도 함께 노력하고 있는데, (최)민정이나 자신만 주목을 받다보니까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석희가 동료들을 챙기는 건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개인종목에서(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 첫 올림픽 메달을 땄을 때보다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가장 기뻐했다. 메달 색깔 때문이 아니었다. 당시 그는 “언니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는 게 정말 기쁘다”며 천진하게 웃었다.

여자쇼트트랙대표 심석희. 스포츠동아DB

여자쇼트트랙대표 심석희. 스포츠동아DB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 막내에서 어느새 주장이 된 심석희는 “계주는 쇼트트랙에서 유일한 단체경기 아닌가. 다 같이 힘을 합쳐야만 결과를 낼 수 있고, 모두가 함께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는 “(계주팀) 6명 다 잘 해서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4번이나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건데 나와 (최)민정이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심석희는 여자쇼트트랙 에이스다. 최민정(18·서현고)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단순히 실력이 빼어나기 때문만이 아니다. 조 코치는 “(심)석희가 대표팀 선수들 중에 훈련양이 가장 많다. 후배들이 (심)석희 훈련을 따라가다 보니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솔선수범하는 주장을 칭찬했다. 여기에 동료들을 챙길 줄 아는 따뜻한 마음까지 지니고 있다. 정작 심석희는 “후배들이 잘 따라주고 있고, 언니들과도 사이가 정말 좋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바빴지만, 대표팀의 강력한 무기, 발군의 팀워크는 그가 중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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