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원우 감독, “레임덕? 내 스타일대로 할뿐”

입력 2016-12-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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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배수진은 불가피하다. 구원군은 오지 않을지 모른다. 2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롯데 조원우 감독(45)을 둘러싼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엄혹함 속에서도 조 감독은 의외로 밝다. 초연함마저 읽힌다. 조 감독은 반성의 토대 위에서 희망을 말하려고 애썼다.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서 최준석, 정훈, 김문호, 전준우, 박헌도 등 고참급들이 분위기메이커를 잘 해줬다. 투수 파트에서도 손승락, 윤길혁, 노경은이 열심히 하니까 후배투수들도 잘 따라갔다. 수비는 새로 온 김민재 코치가 열정을 갖고 지도했다. 오승택, 김민수 등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아시겠지만 롯데는 선수들 성향이 원체 착하다. 빡빡한 스케줄임에도 무탈하게 끝낼 수 있어 감독으로서 고맙다.”


-훈련량이 늘었다고 경기력이 꼭 향상되진 않는 것 같다.

“수치상으로는 많이 개선됐는데 팀 성적이 나쁘다보니 부각이 잘 안된 것도 있다. 도루 2위(145개)였고, 수비 실책은 100개 이하(91개)였다.”


-현재 전력 상, 내년시즌은 8위를 했던 2016년보다 나을 게 없어 보인다.

“(FA인) 황재균 문제가 크다. 외부 FA 영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감독으로서 푸념할 수도 없다. 있는 자원으로 한다. 외국인선수가 가장 큰 포인트인데 시간 걸려도 신중하게 뽑겠다.”


-롯데는 주전, 비주전 격차가 잘 메워지지 않는 듯하다.

“이름값, 학력, 지연 다 배제하고 실력 위주로 경쟁시켰다고 생각한다. 잘 하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 경쟁심 유발은 감독의 일이다.”


-내년시즌 긍정적인 요소도 있을까?

“(2016시즌)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으니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실 2016년 외국인야수는 활약이 전혀 없었고, 투수들도 부진했다. 외국인선수들이 성과를 낸다면 희망적이다.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이 예비 FA인 점도 기대한다.”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어쩌면 2017시즌 바로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

“롯데 감독을 맡고 대만에 마무리훈련을 갔다. 어떤 방향으로 팀을 이끌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1년을 겪다보니 내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 맞는 거 같다. 분위기 밝게 하고. 젊고 패기 있게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겠다.”


-2017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전력을 쏟을 것 같은데?

“감독은 1게임 1게임 다 압박 받는다. 압박 받는다고 더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1경기 1경기 하다보면 144경기 가는 것이다.”


-2016시즌은 롯데의 시즌 플랜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승부처’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지려는 감독이 어디 있겠나. 부득이한 상황이 생겼다. 선수가 아픈데 무리한 운영을 못 한다, 롯데는 (주전-비주전) 격차가 난다. (포수) 강민호를 144경기 전부 내보낼 수는 없다. 황재균, 문규현, 손아섭은 거의 전 경기를 돌렸다.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군말 없이 해줘서 고맙다.”


-예상을 깨고, 조 감독이 ‘색깔을 못 냈다’는 지적도 있다.

“인정한다. 성과가 났으면 무슨 색이라도 입혔겠지만….”


-감독 계약 마지막 시즌인데 성적과 육성을 다 잡아야 될 판이다.

“투수 이정민(37)은 40이 다 되가는 나이임에도 실력이 있으니 쓴다. 송승준(36), 정대현(38), 강영식(35), 이명우(34) 등도 시즌을 치르며 느꼈을 것이다. ‘이름값이 아니라 실력으로 보여 달라’고 주문한다. 롯데는 4년간 실패했다. 팬들께 죄송하다. 성적으로 보여줘야 팬들도 호응하실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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