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영-김의성-조진웅-엄태구, 2016 최고의 분노유발자 누구?

입력 2016-12-30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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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극장가를 빛낸 악역 4인방 가운데 최고의 분노유발자는 누구일까.

먼저 ‘판도라’에서 ‘총리’역을 맡은 이경영은 사상 초유의 원전 재난 상황 속 사고 사실을 은폐 하면서 대통령과 대립,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빠른 대피가 필요한 재난상황에서도 ’비상훈련을 가장해서 실내 대피령을 내리세요’, ‘외부로 새는 정보를 차단해야 합니다’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며 악역으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한 대통령과의 대립을 통해 정부를 더욱 무능하게 보이게 만들고 분열된 컨트롤 타워의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에 힘을 실었다.

올해 첫 천만 영화 ‘부산행’에서 자기만 살기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일도 마다 않는 고속버스 회사 상무 ‘용석’ 역을 맡은 김의성은 얄미운 악역을 완벽히 소화해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아가씨(김민희)의 이모부이자 후견인 ‘코우즈키’ 역을 맡은 조진웅은 아가씨가 상속받은 재산을 챙기고, 추잡한 욕망을 품은 인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밀정’의 엄태구는 신분상승과 출세를 위해 의열단을 쫓는 조선인 출신 일본경찰 ‘하시모토’ 역을 맡았다. 의열단을 체포하는데 혈안이 된 그의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악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한편,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 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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