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회장 “재정자립 가장 중요…2018 평창·2020 도쿄 투 트랙 준비”

입력 2017-01-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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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새해를 맞아 스포츠동아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힘 있는 목소리로 대한체육회의 자율성 확보와 재정자립에 대한 소신을 밝히며 “이제 한국체육은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선진국으로 발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의 신년 설계

이제 새 한국체육 100년 열어가야할 시기
조직·법규 정비해 자율적 운영기반 조성
직장 체육지도사 통해 노후 일자리 확보
토토수익금 대한체육회로 직접 배분해야
스포츠화합 통한 사회통합에 앞장 서겠다


새해가 밝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유년 새해는 어느 해보다 중요한 때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25년 만에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2017년은 한국체육계가 통합 대한체육회의 깃발 아래 새로운 미래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새해를 맞아 대한체육회 이기흥(62) 회장으로부터 한국체육계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10월 초 회장으로 선출된 뒤 3개월 가까이 지났다. 역대 어느 회장보다도, 취임 초기 의욕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근황이 궁금하다.

“선거 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내 임기 4년은 지난 한국체육 100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국체육의 100년을 열어가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조직과 법규를 정비해 재정자립의 기초를 닦아 대한체육회가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나가려고 한다. 한국체육은 이제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선진국으로 발전해야 할 때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장관이 체육계 내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회장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 맥이 닿아있다.

“자율이라고 하면 ‘정부 간섭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아니다. 대한체육회는 고유의 업무영역과 기능이 이미 정해져 있다. 그 범위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중요하다. 무조건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 절대 아니다. 정부 정책과 기조 안에서 체육인 스스로 자율적으로 해야 창의력도 생긴다. 통합 체육회 정관과 규정에 체육단체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들이 다수 있다. 회장 취임 후 많은 체육인들이 대한체육회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내게 건의했다. 이에 맞춰 정관 및 제 규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난해 3월 통합 체육회 법정 출범으로 구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물리적 통합은 이뤄졌지만, 화학적 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체육계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 시도체육회, 전 경기단체 등 체육계 모든 관계자들에게 한국체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옳은지 물었다. 총 1400건이 넘는 의견을 받아봤는데, 의견을 좁히고 좁혀 최종적으로 미래기획위원회를 통해 ‘대한체육회 어젠다 2020’이라는 추진과제 8개를 선정했다.”


-미래기획위원회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우리 체육계의 현안 및 체육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 12명으로 미래기획위원회를 구성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한국체육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방향을 제시하고, 향후 4년간 대한체육회가 중점 추진할 역점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1월 초면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담은 백서가 발간되는데, 이것이 나오면 정부에도 국회에도 주고, 의견을 전달해서 협력을 구할 생각이다. ‘대한체육회 어젠다 2020’은 체육단체 운영 자율성 확대를 위한 정관 및 제 규정 제정, 대한체육회 조직 및 예산 운영의 효율성 강화뿐만 아니라 스포츠마케팅 자회사, 스포츠전문 케이블TV 설립 등 마케팅 비전까지 다양하고 꼭 필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가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영향으로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명히 우려가 된다. 사회적·정치적으로 안정이 되고 국민적 역량이 모아져야 할 때인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안타깝다. 현실적으로 기업들 후원 문제도 어렵다고 한다. 우리 선수단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종목, 최대 인원이 참가한다. 7개 종목 130여명의 선수를 파견해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등 총 20개의 메달을 따 종합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7개 종목의 국외전지훈련, 촌외훈련, 외국인지도자 및 전문가의 인력 영입 등에 최선을 다해 지원할 생각이다. 대한체육회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개최국으로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평창동계올림픽 TF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평창뿐만 아니라 2020도쿄올림픽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탄생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이면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일본에서 열리는 이번 도쿄올림픽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국민 정서상, 성적도 어느 때보다 좋아야 한다. 2017년부터 예산 9억2000만원을 투입해 기술 및 동작, 전력, 심리를 분석·상담할 16개 종목 18명으로 구성된 도쿄올림픽 대비 전담팀도 새롭게 가동시킬 예정이다. 새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치중하면서 투 트랙으로 도쿄올림픽도 철저히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체육인들의 대우 및 처우 개선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선수들의 은퇴 후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체육계의 기대가 크다.

“체육인들의 일자리가 확보돼 지위와 노후가 보장되면 부정부패와 불공정이 많이 해소될 수 있다. 학교체육도 활성화돼 지금 운동하면서 미래가 안 보이는 많은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 현재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생활체육지도사가 약 2600명인데, 이들은 모두 2년 계약직이다. 이 고용인원을 3000명으로 늘리고,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김부겸 국회의원과 함께 직원 1000명 이상 기업들은 은퇴선수 1명씩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하면 500개 가까운 일자리가 생기고, 공기업 약 300개까지 합하면 대략 800명의 직장 체육지도사 일자리가 생긴다.”


-대한체육회장으로서 큰 포부를 갖고 있는데,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재정자립이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스포츠토토 수익금 50%를 국민체육진흥기금 편입 없이 대한체육회에 직접 배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대한체육회) 한 해 예산이 약 4000억원인데, 결과적으로 이 금액은 모두 기금에서 나온다. 문체부와 기획재정부는 물론이고 여기에 국회까지 복잡한 과정을 통해 전달된다. 이제 대한체육회는 예산 편성과 집행의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시도체육회 지원, 경기단체 지원도 스스로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스포츠마케팅과 홍보를 활성화해서 자체 수익도 만들어가야 한다. 600만 생활체육인들에게 생활체육회비를 걷어, 그 돈을 더 좋은 방향으로 쓰는 방법도 있다. 재정자립도를 높여 명실상부한 대한체육회의 위상을 수립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어지러웠던 2016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체육계 수장으로서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스포츠는 통합이다. 대한체육회가 사회통합이라는 국가적 큰 목표를 이루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체육은 최근 2∼3년간 큰 소용돌이를 겪었다. ‘비정상의 정상화’란 미명 아래 멀쩡한 체육단체를 비리단체로 몰아가기도 했고, 체육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통합 일정을 밀어붙여 체육인들이 서로 반목하게 됐다. 체육행정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장으로서 체육인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스포츠동아 독자 여러분께서도 응원해주시고,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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