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레프트’, V리그 레이스의 종결자

입력 2017-01-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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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신으뜸-한국전력 서재덕(오른쪽). 스포츠동아DB

우리카드 신으뜸-한국전력 서재덕(오른쪽). 스포츠동아DB

감독들이 작전타임을 부르는 가장 잦은 사유는 리시브가 안 될 때다. 서브를 받아내 정확히 세터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공격수들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비에 최적화된 리베로 외에 소위 ‘수비형 레프트’의 리시브에 팀 성적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V리그 최고 살림꾼은 신으뜸과 서재덕


우리카드 신으뜸은 10일까지 리시브 점유율 52.1%를 기록 중이다. 리베로 정민수(28.6%)보다 2배 가까이 서브를 받았다는 뜻이다. 신으뜸은 세트 당 리시브 성공률(5.373개)도 전체 1위다. 2015~2016시즌 7승(29패)밖에 하지 못했던 우리카드는 신으뜸이 주전 레프트로서 정착하며 퍼즐이 맞춰졌다. 한국전력 서재덕(45.5%)도 리베로 오재성(30.3%)보다 우월한 리시브 점유율을 찍고 있다. 신으뜸과 서재덕은 공격자원으로서도 활용성을 겸하고 있다. 약 팀의 이미지가 강했던 두 팀이 봄배구를 노리는 전력으로 환골탈태한 데에는 두 선수의 공헌도를 빼놓곤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승팀이었던 OK저축은행은 송희채의 리시브 점유율(42.7%→36.8%)이 떨어지며 승률(4승18패)도 수직낙하하고 있다.

삼성화재 류윤식-대한항공 정지석-KB손해보험 황두연-현대캐피탈 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류윤식-대한항공 정지석-KB손해보험 황두연-현대캐피탈 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리시브 라인이 고민인 팀들의 사정

삼성화재는 레프트 류윤식과 리베로 부용찬이 주 공격수 타이스의 리시브 범위를 최소화시켜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류윤식은 42.3%, 부용찬은 35.9%의 점유율로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쌍포’ 타이스, 박철우의 체력 유지에 삼성화재 반등이 결정될 듯 보여도 류윤식, 부용찬의 수비라인이 버텨주는 것이 그 전제다.

‘레프트 왕국’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리시브 라인에 큰 변화를 줬다. 정지석, 곽승석, 김학민, 그리고 리베로 백광현까지 4명의 선수가 20% 안팎의 리시브 점유율을 분할한다. 직전시즌 정지석(점유율 45.3%)에 리시브가 집중된 것과 비교할 때, 큰 변화다. 8.8%, 7.4%에 불과했던 곽승석과 김학민의 리시브 가담이 23.8%, 19.3%까지 증가했다. 정지석은 20.7%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KB손해보험은 레프트 손현종의 부상이 치명적이다. 황두연(점유율 43.3%)에게 리시브 부담이 쏠려있다. 특이하게 현대캐피탈은 외인선수 톤의 리시브 점유율(33%)이 가장 높다. 레프트 박주형과 리베로 여오현이 뒤를 받친다. ‘수비형 용병’을 실험했던 최태웅 감독의 의중이 담겨있는데, 예상보다 수비감각이 떨어져 근심을 드리우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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