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2017 KBO리그 S존 확대 윤곽 드러났다

입력 2017-0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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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스트라이크존은 2016시즌 극심한 타고투저의 이유로 지적됐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큰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BO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할 것”이라고 변화를 시사했다. 스포츠동아 DB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2016시즌 KBO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무려 40명에 달했다. 그만큼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즌이었다. 이는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올 시즌 최고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O 김풍기 심판위원장을 비롯한 심판들도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강원도 설악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윤곽이 드러난 것으로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확인됐다.

KBO는 2009시즌이 끝나고 스트라이크존 양쪽의 폭을 3.5㎝씩 확대키로 결정하고, 2010시즌부터 이를 적용했다. 그러나 타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시행착오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2011시즌부터 공식 발표 없이 사실상 원위치됐다. 김 위원장은 “2010시즌을 통해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시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됐다. 공 한두 개의 차이가 수학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도, 하루 이틀에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당시 선수들의 반발도 컸고, 퇴장도 빈번했다. 여기저기서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다 보니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2010시즌 감독과 코치 포함 총 10명이 경기 도중 퇴장 명령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총 8차례가 스트라이크존과 관련된 것이었다. 공격 팀의 스트라이크 판정 관련 항의로 범위를 좁혀보면 1호 퇴장자인 강봉규(당시 삼성)와 2차례나 경기 도중 쫓겨난 카림 가르시아(당시 롯데) 등 총 7차례였다.

김 위원장과 심판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내린 결론은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란 ‘홈플레이트를 통과한 공이 타자의 무릎 윗선부터 겨드랑이까지의 높이’에 형성된 것을 일컫는다. 김 위원장은 “2016시즌을 치르며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자체적으로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며 “(스트라이크존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다.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는 꽤 크다. 선수들도 ‘넓어졌다’고 느낄 것이다. 다만, 스트라이크존의 변화는 1~2년이 지나야 다듬어질 수 있으니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투수들이 제구력을 향상하듯 심판들도 피부로 느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심판들은 5일부터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돌며 달라질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KBO리그도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기계를 이용해 스트라이크존의 높낮이와 폭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심판들도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적용하기 위해 그만큼 노력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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