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셋과 충돌해 쓰러진 황인태 심판. 사진제공|KBL
만약 황 심판이 큰 부상을 입었더라면 이날 경기는 3심이 아닌, 2심으로 진행될 뻔했다. 대기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KBL은 정규리그 동안 매 경기 심판 3명만을 배정하고 있다. 경기 도중 돌발상황이 발생해 심판 1명이 더 이상 출장할 수 없게 되면 2심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KBL은 플레이오프(PO)에만 4명의 심판을 파견한다.
KBL 규정상으로 하자가 없다. 그러나 2015∼2016시즌부터 계속 심판수 부족에 따른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KBL은 요지부동이다.
심판 수준의 질적 향상과 젊은 심판 육성 등 KBL이 심판수를 최소화하는 표면적인 이유들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급격한 변화로 인해 판정의 질이 떨어지고, 심판수 부족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KBL도 한 번쯤은 뒤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KBL은 최근 1명의 객원심판을 추가했다. 2015∼2016시즌을 마친 뒤 KBL이 정리했던 베테랑 심판들 중 한 명이다. 이제는 총 15명이다. 동시에 열리는 정규리그 최종전 5경기는 심판 부족 사태 없이 치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처럼 심판을 징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재발되면 다시 인원이 모자라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2015∼2016시즌 막판 심판들이 경기시간을 잘못 체크하는 큰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KBL은 배정을 정지하는 것이 아니라, 벌금을 많이 부과하는 쪽으로 징계를 결정했다. 심판수가 부족해 배정정지 카드를 깨내들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KBL 경기본부가 심판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다.
최용석 스포츠1부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