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쿤츠-홍영기.
상대 홍영기의 통 큰 양보로 감점 없이 경기. 대신 개런티는 50%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ROAD FC의 2017년 첫 대회 ‘XIAOMI ROAD FC 036’을 앞두고 1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의 메이필드 볼룸에서 공식 계체량 행사가 벌어졌다.
오프닝 매치 3경기, 1부 6경기, 2부 6경기 등 총 15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사전에 약속한 체중을 유지했느냐를 확인하는 이벤트다. 체급별을 정해 상대와 겨루는 격투기 경기에서는 계체량을 보면 그 선수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는지 등 컨디션의 좋고 나쁨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30명의 선수 가운데 100만 달러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예선에 출전하는 미국의 레오 쿤츠가 유일하게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했다. 70.65kg을 마크했다. 라이트급의 한계체중은 70kg으로 허용오차는 500g이다.
이 허용오차 범위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면 경기 자체가 취소되거나 체중조절에 실패한 선수가 페널티를 받고 경기를 한다. 쿤츠는 오차 허용범위를 벗어났지만 차이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 할 만큼 중요한 변수는 아닌데다 70.30kg으로 계체량을 통과한 상대 홍영기가 통 크게 양보해줘 감점 없이 경기에 나선다. 대신 ROAD FC는 체중조절 실패의 책임을 물어 쿤츠의 대전료 가운데 50%를 삭감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홍영기도 이전 대회에서 체중감량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 당시 패더급으로 출전했지만 1,2차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한 뒤 가까스로 3차 계체량을 통과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거의 탈진하다시피 해 결국 경기 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레오 쿤츠는 계체량 뒤 “몸무게를 맞추지 못해 홍영기 선수에게 죄송하다. 이 경기를 받아들여 줘 고맙다. 한국에 다시 올 수 있게 돼 기쁘고 경기 뒤 한국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갈 계획이다. 내일 경기에서 멋진 경기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대 홍영기는 “페더급에서 경기를 치르다가 라이트급 토너먼트에 도전하게 됐는데 옆에 있는 쿤츠 선수와 외모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점, 같은 태권 파이터라는 점에 동질감을 느낀다. 체중 감량하느라 고생 많이 했을 텐데 최상의 컨디션 유지해서 내일 최고의 경기 함께 할 수 있기 바란다”고 했다.
이밖에 계체량을 통과한 선수들과 100만 달러 토너먼트에서 공공의 적이 된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의 코멘트는 다음과 같다.
◆김창현 VS 앤디 메인
▲앤디 메인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기쁘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이렇게 큰 상금이 걸린 대회는 처음이다. 반드시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
▲김창현 “2년 만의 복귀전인 만큼 많은 것을 준비했다. 지켜봐 달라.”
◆문제훈 VS 나카하라 타이요
▲나카하라 타이요 “플라이급에서도 재미있는 경기 보여주겠다.”
▲문제훈 “첫 플라이급 경기인 만큼 멋진 경기 보여드리겠다.”
◆샤밀 자브로프 VS 김원기
▲김원기 “100만 달러 토너먼트 참가하게 돼 기쁘다. 이번 상대가 강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반칙 빼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꼭 승리하겠다.”
▲샤밀 자브로프 “지금 상태는 아주 좋다. 내가 기대하는 바는 언제나 승리다.”
◆요시코 VS 천선유
▲천선유 “첫 한국 무대라 떨리고 기분 좋다. 잘 싸워서 승리하도록 하겠다.”
▲요시코 “경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호드리고 카포랄 VS 박대성
▲박대성 “팀MOB 소속 박대성입니다.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는데 이번이 그 기회 중 하나인 것 같다. 나이가 어리니까 청춘의 패기로 끝까지 살아 남아보겠다.”
▲호드리고 카포랄 “모든 선수를 존중하지만 내 목표는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사사키 신지 VS 알버트 쳉
▲알버트 쳉 “한국에 오게 돼 감사하고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 한 가지만 말하겠다. 나는 이곳에 승리를 위해 왔다.”
▲사사키 신지 “12월에는 챔피언에게 KO패 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한 뒤 멋진 승리 소감 들려드리겠다.”
◆후쿠다 리키 VS 김내철
▲김내철 “큰 대회의 메인이벤트에 출전하게 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내일 경기할 생각에 많이 흥분된다. 미친놈처럼 싸워보겠다.”
▲후쿠다 리키 “이런 대단한 대회의 메인이벤트에 출전해 영광이다.”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
“로드FC 차기 사장이 될 권아솔입니다. 듣보잡 챔피언들과 실력이 없는 분들과 대회를 꾸렸는데 그래도 내 이름이 걸린 큰 대회인 만큼 열심히 싸워서 대회를 빛내주시기 바란다. 한국 선수들이 전패는 안 당했으면 좋겠고 한국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이라도 올라와서 나와 싸워봤으면 좋겠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