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던 힘도 나게 한다” 김태균이 밝힌 한일전의 무게감

입력 2017-02-18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WBC대표팀 김태균.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태균(35·한화)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터줏대감이라 불릴 만하다. 2006년 제1회 대회부터 이번 4회 대회까지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최종엔트리에서 4차례 WBC에 모두 참가한 선수는 김태균과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전부다. 그만큼 김태균은 WBC 대표팀에 있어선 상징적인 선수다.

특히 김태균에게는 8년 전인 2009년 제2회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을 법하다. 김태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대회여서다. 당시 그는 대회 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5(29타수10안타), 3홈런, 11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이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끈 바 있다. 특히 일본과 맞붙은 1라운드 1차전에서는 당시 최고의 투수로 꼽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소프트뱅크)를 상대로 2점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17일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에 위치한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홈런도 좀 치고, 재미있었다”고 그때를 돌아봤다.

이번 대회에선 1라운드를 통과해야 일본과 맞붙을 수 있다. 2013년 제3회 대회에선 1라운드에서 2승1패를 거두고도 탈락하는 바람에 일본과 대결할 기회조차 없었다. 같은 조에 속한 이스라엘(3월6일)~네덜란드(3월7일)~대만(3월9일)과 경쟁에서 2위 이내에 들면 2라운드 개최지인 일본 도쿄돔에서 한일전을 치를 수 있다(일본도 2라운드 진출시). 김태균은 “그때(2009년)의 기억을 살려서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모든 국가대표 경기에서 일본전은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의 관심도 크기에 선수들은 없던 힘도 더 내게 된다. 리그로만 보면 한 수 아래일지 몰라도 국가대표 경기에선 힘을 모아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09 WBC 한일전 당시 김태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번 대회에서도 김태균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그는 일찌감치 이대호(롯데), 최형우(KIA)와 함께 대표팀 중심타선의 한 축으로 낙점을 받았다. 대표팀 합류 하루 전만 해도 “타격감이 최악이다”고 했지만, 지금은 프리배팅 훈련만 시작하면 장타력을 과시하기 바쁘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김태균의 몸놀림이 좋다. 몸 돌아가는 것부터 다르다”고 칭찬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1982년생인 김태균은 이번 대표팀 야수 중 이대호와 함께 최고참이다. 2006년 제1회 대회 때는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막내 노릇을 했지만, 어느새 후배들을 챙겨야 하는 위치가 됐다. 그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며 “경기 당일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데, 어떻게든 잘할 수 있도록 좋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