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시작되는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플레이오프는 KB스타즈 센터 박지수의 활약 여부가 양 팀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이 박지수 수비 전략을 어떻게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제공 | WKBL
박지수는 1대1 수비…외곽 선수들 집중 봉쇄
KB스타즈의 박지수 활용법 변화가 승패 변수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1차전이 10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다.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진출권을 놓고 격돌하는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7차례 맞대결을 펼쳤고, 삼성생명이 6승1패로 앞섰다. 삼성생명은 4차례 홈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단기전은 다를 수 있다. 경기력 외에 다양한 요소들이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 이번 시리즈 최고의 이슈는 단연 KB스타즈의 신인 센터 박지수(19·193cm)다. 삼성생명이 박지수의 높이를 앞세운 KB스타즈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시리즈의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박지수
지난달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지수. 하지만 그녀는 이미 프로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즌 초반 청소년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데뷔는 늦었지만 정규리그 22경기에 출전해 평균 10.41점·10.3리바운드·2.8어시스트·2.2블로킹 등 다재다능함을 선보였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몸싸움은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졌다. 체력적으로도 기대했던 것보다 잘 버터내면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올해 2월 3일 우리은행을 상대로는 30점·21리바운드로 개인 한 경기 최다기록을 쌓았다. 2월 19일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어시스트를 무려 11개나 기록했다. KB스타즈의 주포 강아정(28)이 부상으로 PO에 정상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기 힘들어 자연스럽게 시선은 박지수에게 쏠리고 있다. 박지수가 골밑 장악뿐 아니라 어시스트로 동료들의 득점까지 끌어내면 KB스타즈가 원활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 관심 끄는 삼성생명의 선택
박지수는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을 상대로 4경기를 치렀다. 평균 12.95점·11.8리바운드·3.3어시스트·3.0블로킹 등 정규리그 개인 평균 기록보다 좋았다. 그런데 KB스타즈는 박지수가 뛴 삼성생명전 4경기를 모두 졌다. 여기서 삼성생명이 KB스타즈를 상대할 때 어떤 수비 전술을 펼쳤는지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KB스타즈를 만나는 팀들은 박지수가 볼을 잡으면 2명의 선수가 붙는 더블 팀 디펜스를 자주 꺼내들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달랐다. 배혜윤(28), 김한별(31), 허윤자(38) 등에게 1대1로 박지수를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박지수를 1대1로 수비해 득점은 허용하되 외곽슛이 좋은 KB스타즈의 다른 선수들을 봉쇄하는데 집중했다. 이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한 덕분인지 삼성생명은 KB스타즈에게 3점슛을 경기 평균 6.43개 허용했지만 박지수가 뛴 경기는 모두 이겼다. 삼성생명이 PO에서도 박지수보다 KB스타즈의 장기인 외곽슛을 봉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이 PO 1차전서 정규리그에서 효과를 본 기존 전술을 먼저 꺼낼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