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문제無” 강동원X‘1987’, 따가운 시선 극복할까 [종합]

입력 2017-04-08 0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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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문제無” 강동원X‘1987’, 따가운 시선 극복할까

이한열기념사업회가 강동원의 영화 ‘1987’ 출연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4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영화 ‘1987’은 1987년을 배경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당국과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그린 영화다.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 역을 연기하는데 그의 외증조부가 친일파였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유족과 이사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운을 뗐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우리가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종만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은 맞다. 그러나 일제에 낸 자금보다 독립운동이나 노동자 광부 농민에게 낸 금액이 몇 백배나 된다는 주장도 있다”며 “몇 년 전 강동원이 외증조부를 환상적인 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재산을 사회에 희사한 부분이었으리라 짐작한다”고 했다.

이어 “강동원의 외증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는 것이 논란이 되자, 소속사에서 삭제를 요청했다. 이것이 또 다른 논란이 되자, 강동원이 사과를 했다”며 “지난해 여름 시나리오가 처음 나왔을 때, 박근혜 정부의 서슬이 시퍼렇고 블랙리스트가 작동하고 있었을 때이다. ‘변호인’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가 몇 년째 변변한 역을 맡고 있지 못했을 때이다. 영화 ‘1987’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불이익을 감수하고 출연을 하겠다고 한 배우가 셋 있었다. 강동원은 그 중 한 사람이다”고 밝혔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유족과 이사들은 부친도 아니고 외증조부의 일로 배우를 교체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 ‘외증조부가 어떠했느냐’ 보다 지금 ’강동원이 어떤 자세냐’가 중요하다. 여기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어려운 시기(지난해 여름)에 출연을 결정했던 강동원이니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사에서도 조심스럽게 우리 의견을 물으셨고, 유족과 이사회의 의견을 말을 전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동원은 외증조부 관련 게시물 삭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친일파 후손’이라는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소속사의 초기 미흡한 대처와 맥스무비 측의 게시물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그 후폭퐁은 강동원으로 향했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소속사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강동원은 “외증조부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숙여 깊이 사과한다”며 “어린 시절부터 저는 외증조부의 미담을 들으며 자라왔다.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의 자손이셨기 때문에 외증조부에 대한 미담을 자연스레 받아들여왔고, 2007년 인터뷰를 한 시점에는 그 분의 잘못된 행동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일이 혼란스러웠고, 충격도 컸다. 더욱이 가족사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했고, 또 관련된 자료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 과정에서 나온 미숙한 대응과 관련해 관련자 분들에게 사과한다. 아울러 빠르게 내 입장을 전해드리지 못한 점도 모두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 또한 배우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그런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 점, 모두 내 잘못이라 통감한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내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 됐따.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또 반성해나가겠다. 아울러 미약하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심려끼쳐 드린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문제없음’을 밝힌 상황이다. 강동원은 이변이 없는 한 영화 ‘1987’ 출연할 전망이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다. 차갑게 식어버린 대중의 시선을 극복하고 배우로서 한걸음 성장하고 자신이 말한 미약하게나마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 나갈지 주목된다.

한편 영화 ‘1987’은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특히 장편 상업영화로 ‘6월 민주항쟁’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건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준환 감독이 5년 만에 메가폰을 잡는다. 배우 김윤석, 박희순, 하정우, 이희준, 설경구, 유해진, 김태리, 여진구 등이 출연한다. 여기에 강동원도 함께한다.


- 다음은 영화 ‘1987’에 강동원 배우가 출연하는 것에 대한 이한열기념사업회의 공식입장 전문.

영화 ‘1987’은 1987년을 배경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당국과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배우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 역을 연기하는데 그의 외증조부가 친일파였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유족과 이사님들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1. 저희가 확인한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강동원의 외증조부 이종만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일제에 낸 자금보다 독립운동이나 노동자 광부 농민에게 낸 금액이 몇 백배나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다음은 한겨레신문에서 작년 8월에 이종만을 다룬 기사입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785231.html)

몇 년 전 강동원이 외증조부를 환상적인 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재산을 사회에 희사한 부분이었으리라 짐작합니다.

2) 강동원의 외증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는 것이 논란이 되자 소속사에서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논란이 되자 강동원이 사과를 했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외증조부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중략)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 점, 모두 저의 잘못이라 통감합니다. (중략)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또 반성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습니다."

3) 작년 여름 시나리오가 처음 나왔을 때, 박근혜 정부의 서슬이 시퍼렇고 블랙리스트가 작동하고 있었을 때, ‘변호인’에 나온 배우 송강호가 몇 년 째 변변한 역을 맡고 있지 못했을 때, 영화 ‘1987’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불이익을 감수하고 출연을 하겠다고 한 배우가 셋 있었습니다.

강동원은 그 중 한 사람입니다.

2. 유족과 이사님들의 의견

1) 부친도 아니고 외증조부의 일로 배우를 교체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
2) 외증조부가 어떠했느냐 보다 지금 그 배우가 어떤 자세냐가 중요하다. 여기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
3) 어려운 시기(작년 여름)에 출연을 결정했던 배우이니 함께 가야 한다.

제작사 측에서도 조심스럽게 저희 의견을 물으셨고 유족과 이사회의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배우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강동원의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강동원입니다.

먼저 외증조부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는 외증조부의 미담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의 자손이셨기 때문에 외증조부에 대한 미담을 자연스레 받아들여왔고, 2007년 인터뷰를 한 시점에는 그 분의 잘못된 행동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이 혼란스러웠고, 충격도 컸습니다. 더욱이 가족사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했고, 또 관련된 자료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미숙한 대응과 관련해 관련자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빠르게 제 입장을 전해드리지 못한 점도 모두 사과드립니다.

저 또한 배우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그런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 점, 모두 저의 잘못이라 통감합니다.

저는 제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되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또 반성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심려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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