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렉시 톰슨(22·미국)의 눈물이 골프 규칙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미국의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는 25일(한국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세계 골프 규정을 정하는 영국의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곧 새 규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규정 개정에는 톰슨 사건이 발단이 됐다. 톰슨은 4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최종 4라운드 도중 4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 당시 톰슨은 3∼4타차의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날 발생했던 일로 인해 4벌타를 받았다.
톰슨이 3라운드 17번홀 그린에서 퍼트하기 전 마크를 하고는 공을 원래 지점보다 2∼3cm 옆쪽에 내려놓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고, 이를 본 시청자가 이메일로 제보하면서 뒤늦게 벌타를 받게 됐다. ‘오소’ 플레이에 의한 2벌타, ‘스코어카드 오기’에 의한 2벌타를 합쳐 한꺼번에 4타를 잃어 순식간에 선두를 내줬다. 톰슨은 날벼락 같은 소식에 눈물을 흘리며 경기를 치렀고, 유소연(28)과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논란이 식지 않았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로리 매킬로이, 안니카 소렌스탐 등 골프스타들이 시청자 제보에 의한 처벌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R&A와 USGA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기간에 규칙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곧 개정된 규칙을 발표하기로 했다.
개정될 규칙의 내용에 대해선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골프위크는 TV 시청자가 경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선수가 스코어카드에 사인해 제출한 뒤에는 벌타를 적용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프 규정은 통상 2년 주기로 개정돼 2019년 변경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톰슨의 사례가 큰 논란을 불러온 만큼 신속하게 결정되고, 즉각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