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구단에 혼란 주는 KOVO의 FA 스케줄

입력 2017-05-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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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이 프리에이전트(FA)를 공시한 것이 4월4일이다.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은 3일 끝났다.

KOVO는 이후 FA 우선협상기간을 5월1일부터 10일까지로 설정했다. 이 말인즉슨 4월4일부터 30일까지 FA 선수들은 신분이 모호한 상태라는 의미가 된다. 예비 FA 선수들만 답답한 것이 아니다. FA를 보유한 구단들은 더 난감하다.

일례로 우리카드는 FA 자격 보유 선수만 5명에 달한다. 센터 박상하와 김시훈, 레프트 최홍석과 신으뜸, 라이트 김정환이 그들이다. 이들은 우리카드 소속이지만, 어쩐지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분위기에서 팀 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훈련하는 선수들도, 시키는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도 애매하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시즌 종료 직후, 뜸들이지 않고 FA 시장을 빠르게 열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다. 4월에 FA 시장을 여는 스케줄이었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게 2가지다.

첫째, 구단들이 FA와 외국인선수 선택 문제를 같은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아도 된다. 이 2가지 사안은 팀의 명운을 결정짓는 중대 사안인데 현행 제도상에서는 남녀부 공히, 시기적으로 겹칠 수밖에 없다. FA의 거취가 정해지고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하면 훨씬 구단의 결정이 간결해질 수가 있는데, 그렇지 못해 불확실성이 심화된 실정이다. 우리카드 김 감독은 “4월에는 그 어떤 결정도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감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터다.

둘째, KOVO 이슈의 연속성 차원에서다. KOVO의 일은 1년 365일 배구팬들에게 뉴스를 끊이지 않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4월 화제가 뚝 끊겼다. 이러다 5월 외국인 트라이아웃과 FA가 동시에 터지게 됐다. 뉴스 배분 차원에서도 비효율적이다.

FA 시장은 5월 말까지 열리지만 현실적으로 원 소속팀에 남을 선수라면 5월1일~10일 우선협상기간에 결판날 것이다. 이적할 선수라면 5월11일 직후 발표될 것이다. KOVO도 현실을 자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추후 FA 일정 변경을 내부적으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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