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스포츠동아
올 시즌에는 더욱 강력해진 모습을 뽐내고 있다. 2016시즌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9(405타수113안타), 10홈런, 57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유격수로 886.1이닝을 소화하며 19개의 실책(최다 3위)을 저질렀다. 0.959의 수비율은 500이닝 이상 소화한 유격수 11명 중 9위였다.
게다가 올해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로 이어지는 1~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불안한 수비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터였다. 일각에서는 외야 전향 가능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때마다 하주석은 “내가 잘해서 이겨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을 뿐이었다.
그러나 하주석은 스스로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2일까지 올 시즌 26경기에서 타율 0.306(108타수33안타), 2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4번을 제외한 전 타순을 오가며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크다. 그는 “가끔 혼란스럽기도 하다”면서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책임감을 보였다.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선 4-5로 뒤진 9회 2사 1·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6-5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올 시즌 유격수로 203.1이닝, 3루수로 22이닝을 소화하며 저지른 실책은 단 하나뿐이다. 4월6일 대전 NC전부터 2일까지 23연속경기 무실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숏바운드를 처리하거나, 대시하는 데 있어서도 두려움이 없다. 뜬공 처리도 한층 안정됐다.
내야의 야전사령관인 유격수가 중심을 잡아주면 그만큼 수비가 탄탄해지고, 투수들도 편안하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 하주석의 수비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비는 한번 만들어놓으면 기복이 적다. 이는 적은 득점으로도 이기는 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는 타나베 노리오 한화 인스트럭터의 말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하주석의 2017시즌, 지금까진 탄탄대로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완성형 유격수’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모양새다.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반성이 만든 결과다.
하주석은 경기 후 “앞선 타석에서 해결하지 못해 어떻게든 치려고 집중했다”며 “수비에 대한 준비는 나름대로 많이 했다.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려면 실책을 줄여야 한다. 믿음을 주고 싶어서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