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식상영에 앞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박찬욱 감독,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과 함께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대극장으로 향하는 레드카펫 위에 섰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이 이 부문 초청작의 공식상영회에 참석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이날 ‘옥자’ 관람은 그가 앞서 내놨던 발언과 관련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는 18일 이번 영화제 개막식 기자회견에서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거대한 모순일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황금종려상 혹은 다른 영화상 수상작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유일한 해법은 새 플랫폼이 기존 룰을 수용하고 준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또 다른 경쟁부문 초청작인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두 영화는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투자해 해당 플랫폼을 위주로 공개된다.
일반 극장 개봉 및 상영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어서 영화와 극장의 미래에 관한 논쟁을 불러 모으고 있다. 또 이번 칸 국제영화제 초청과 관련해 프랑스 극장협회 등 영화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의 개막식 기자회견 발언 역시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던 상황이다.
심사위원장으로서 해당 발언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자 그는 미국 영화전문 인터넷 매체 인디와이어를 통해 “오해이다.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모든 영화를 차별하지 않고 심사할 것이다. 영화제가 선정한 영화들의 예술적인 면만을 평가한다”고 해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논란과 해명의 과정에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이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향후 ‘옥자’에 대한 평가와 수상 여부 등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