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범 “배우 되고 부모님께 첫 영화 보여드려, 소원성취”

입력 2017-05-25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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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범은 대학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하나다. 팬들에게 ‘워낭소리’ 소처럼 일을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지금도 뮤지컬 ‘쓰릴 미’, ‘스모크’를 공연 중이고 ‘인터뷰’를 연습을 하며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잠시 무대 밖을 벗어나 스크린으로 또 다른 관객을 만나기에 나섰다.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를 통해서다.

2004년 데뷔해 13년 동안 배우의 길을 갔지만 영화는 그에게 낯선 장르였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나 VIP시사회 때 관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것 등 생소한 경험을 한 것.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부모님을 초청해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여드린다는 것이었다.

그는 “부모님 소원이 제 얼굴이 나오는 영화를 보시는 것이었다. 소원을 성취시켜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라며 “그런데 스스로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화면에 크게 내 얼굴이 나오니까. 좋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었다”라며 쑥스러워했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1번 국도’ 멤버였던 네 친구가 어른이 되어 밴드를 재결성한 수, 어린 시절 꿈꿨던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는 신나는 청춘 버스킹이다. 김재범은 ‘1번 국도’의 막내 ‘병태’ 역을 맡았다. 병태는 ‘호빈’(조한선)의 친동생이자 밴드의 막내지만 가장 어른스럽다. 또 배우 같지 않은 배우인 형 호빈을 늘 챙기는 듬직한 동생이기도 하다.

영화 촬영을 하고 이후 뮤지컬로도 만들어 먼저 관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김재범은 “한 작품을 가지고 영화와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인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목포에서 자라섬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했다. 첫 촬영이라 초반엔 실수도 많았다. 눈앞에 있는 카메라가 있다는 것에 긴장을 했고 지나친 몸짓으로 앵글 밖으로 벗어나기도 했고 오디오가 겹칠 때도 있었다. 그는 “몸도 움직이면 안 됐고 숨을 참으면서 기다렸다”고 너스레를 떨며 “처음에는 사슬에 묶여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주변에서 편안하게 촬영을 하라고 안심을 시켜주셨다. 행운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영화 촬영은 쉬는 기분이었어요. 서울에서 공연을 하다가 영화 촬영을 하러 지방으로 내려갔는데 그 때마다 뭔가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랄까. 영화 내용이 주로 노래하고 걷는 것이었으니까. 텐트 치고 자기도 하고. 그래서 촬영에 대한 스트레스는 심하지 않았어요. 또 경치가 좋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한몫 했죠.”

생애 처음으로 베이스 기타도 잡아봤다. 전문가처럼 연주는 하지는 못하지만 포즈나 연주하는 모습은 정확해야 된다고 생각해 손가락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몽니 김신의 형이 음악 감독인데 그냥 즐겁게 연주하는 것처럼 연기하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듣고 스트레스가 좀 덜했다”라고도 말했다.



김재범은 지난해 8월 SM C&C로 새둥지를 텄다. 공연 뿐 아니라 대중매체에도 관심이 있다는 의사로 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더 많은 기회를 잡고 싶어 옮긴 회사다. 소속사 분들이 저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주고 계신다”라며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솔직히 충무로에서는 저는 신인인데 부담감이 있긴 해요. 금전적인 부분이나 영화 촬영을 하려면 그 만큼 공연 준비도 덜 해야 하고요. 그런데 그런 고민은 일단 영화 오디션 붙고 나서 생각해봐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일 욕심이 좀 많아요. 아직 대학로에서 해보고 싶은 뮤지컬, 연극이 많아서 계속 공연 쪽으로 스케줄이 잡혀 있거든요. 헤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지만 여러 장르에도 도전을 해봐야죠.”

영화나 드라마에 도전하면 ‘악역’을 꼭 해보고 싶다고.

“무대에서 악역 같은 센 캐릭터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느껴지는 쾌감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냈을 때 얼마나 좋을지 생각하게 돼요. 또 어떤 모습으로 제가 비춰질지도 궁금하고요. 다양한 곳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네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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