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의 기다림, 4연타석홈런으로 응답한 로사리오!

입력 2017-06-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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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사리오. 스포츠동아DB

16일 수원 kt전을 치르기 전까지 한화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팀 내 홈런 1위 로사리오도 9개의 아치를 그린 것이 전부였다. 특히 로사리오는 김성근 전 감독이 퇴진한 5월23일 대전 KIA전에서 9호 아치를 그린 뒤 전날(15일)까지 23일간 하나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터였다.

그랬던 로사리오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마치 그간의 한풀이라도 하듯 이날 하루에만 4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장타력을 회복했음을 알렸다. 이날 4안타(5타수)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7타점 5득점을 기록했는데, 4홈런 모두 팀이 필요한 순간에 나왔다는 점이 의미가 컸다.

로사리오는 팀이 4-0으로 앞선 2회 2사 1루에서 kt 선발 주권의 2구째 체인지업(시속 123㎞)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10호)을 터트렸다. 비거리 125m의 대형 아치로 24일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고, 기나긴 아홉수에서도 벗어났다. 47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던 지난해(5월31일 대전 SK전)와 비교해 6경기가 늦었다. 아홉수에서 벗어나니 거칠 것이 없었다. 팀이 6-2로 쫓긴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정대현의 초구 체인지업(시속 118㎞)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점홈런(11호)으로 연결했다.

그 누구도 로사리오의 홈런쇼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승부처에서도 그랬다. 로사리오는 팀이 역전을 허용해 8-10으로 끌려가던 6회 1사 1·3루에서 배우열의 6구째 슬라이더(시속 134㎞)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홈런(12호)을 터트렸다. 비거리는 무려 130m. kt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도 타구의 포물선을 보고 걸음을 멈췄을 정도였다. 이날의 승부를 가른 결승포였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14-10이던 7회 1사 후에는 강장산의 3구째 직구(시속 143㎞)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홈런(13호)을 쳐냈다. 박경완(전 SK),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 4연타석홈런 기록이 만들어진 순간. 한 경기에서 4연타석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박경완에 이어 로사리오가 2번째였다. 로사리오의 이날 4번째 홈런은 팀의 6번째 아치였는데, 한화가 한 경기에서 6홈런을 터트린 것은 8년 전인 2009년 4월30일 청주 LG전 이후 무려 2969일만이었다.

로사리오는 9회 무사 1루에서 역대 KBO리그 최초 5연타석홈런에 도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숨을 죽이고 그의 타석을 지켜봤지만,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대기록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럼에도 한화 팬들은 큰 박수로 로사리오를 격려했다. 이날의 4연타석홈런과 팀의 15-14 승리면 충분했다. 특히 이날 4개의 홈런 모두 팀의 2연패 탈출에 결정적으로 작용해 그 가치를 더했다. 23일의 기다림에 완벽하게 응답한 로사리오는 경기 후 “4홈런에는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팀이 이겼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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