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쳐?’ 던질 곳 없게 만드는 최정의 홈런스윙

입력 2017-07-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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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 스포츠동아DB

최정(30)은 올 시즌 홈런왕이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중장거리 타자들이 즐비한 SK에서도 그의 장타력은 유독 돋보인다.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최정은 어느새 벌써 30개 가까운 홈런을 때렸다. 단순히 숫자로만 계산해도 올 시즌 50개 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라이언킹’ 이승엽(41)이 보유하고 있는 한 시즌 최다홈런인 56홈런 또한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개수와 더불어 최정의 홈런이 또 다른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상대 투수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 어떤 투수에게도 항상 홈런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은 최정이 가진 최대 강점이다. 아무리 좋은 코스로 공을 던져도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니 상대 팀 투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최정은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시즌 28호 홈런을 터트렸다. 3회말 자신의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윤성환의 시속 137㎞짜리 투심을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2-3으로 뒤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나온 중월홈런. 결정적인 3점포 한 방으로 SK는 5-3으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흥미로운 것은 홈런을 터트린 최정의 스윙이었다. 최정은 볼카운트 1B-1S 상황에서 윤성환의 낮은 투심패스트볼을 걷어 올렸다. 포수 이지영은 최정의 몸쪽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윤성환은 있는 힘껏 공을 던졌지만 제구가 되지 않은 공이 몸쪽이 아닌 낮은 코스로 향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 누가 봐도 볼이었다.

그러나 최정은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낮은 공을 정확하게 걷어 올려 기어코 정확한 임팩트를 만들었다. 타구가 뻗어가는 순간, 선수들과 관중 모두 홈런을 직감했다. 선발투수 윤성환은 고개를 숙였다. ‘이런 공까지 치나’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SK는 최정의 홈런을 포함해 이날 4개의 홈런포를 터트렸다. 노수광, 나주환, 김강민이 담장을 넘겼지만 홈런 자체의 임팩트는 최정의 3점포를 따라 갈 수 없었다. 어퍼스윙의 정수를 보여준 최정의 홈런은 비거리 125m를 기록해 이날 나온 4개의 홈런 중 가장 큰 홈런이었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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