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8승’ 박종훈, 빗줄기 도움 받아 시즌최다승 타이

입력 2017-07-02 2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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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 스포츠동아DB

험난한 7월 첫 등판이었지만 특급 도우미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SK 박종훈(26)이 거센 빗줄기 속에서 시즌 8승을 챙겼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8승, 자신의 시즌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삼성전에서 6-5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이날 인천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경기 전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던 비는 경기 시작 5분여를 앞두고 완전히 소강상태를 보였다. 두 팀의 경기 진행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5회초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하던 빗줄기는 5회말 들어 강한 바람과 함께 굵어졌다. 심판진은 홈팀 SK가 6-5로 앞선 5회말 1사 상황에서 경기를 중단시켰다.

SK로서는 행운이었다. SK는 이날 3회말까지 한동민의 홈런포를 포함해 타선이 9안타를 몰아쳐 삼성에 4-0 리드를 잡았다. 넉넉한 점수차인 듯 보였으나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선발투수 박종훈이 4회초부터 급격하게 흔들린 것이었다. 박종훈은 4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리드오프 박해민(27)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5회초에는 구자욱(24)과 조동찬(34)에게도 홈런을 맞아 5실점했다. 순식간에 SK는 6-5로 쫓기는 입장에 놓였다. 박종훈은 김태훈(27)에게 공을 넘기며 강판됐다. 5회를 채우지 못한 선발투수의 조기강판. 시즌 8승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그러나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예상과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39분의 기다림 속에서도 비는 멈출 기세가 없었다. 결국 경기는 SK의 6-5 강우콜드승으로 끝이 났다.

박종훈은 강우콜드규정에 따라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현 리그 규정상 5회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강우콜드가 선언되면 선발투수는 4이닝 이상만 던져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 박종훈은 4.1이닝 5실점 투구를 했기 때문에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힐만 감독은 “투수들이 고전한 경기였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는 가끔 하늘의 도움도 필요하다. 오늘은 하늘이 우리 편이었다”며 살짝 미소 지었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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