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사나이’ 이승엽, 홈런포로 팬들에게 화끈한 선물

입력 2017-07-04 21:3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이승엽.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승엽(41)은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그는 삼성, 더 나아가 한국프로야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은퇴 투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그와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다. 삼성이 방문하는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이승엽과 작별인사를 준비하는 구단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장 마지막으로 이승엽과 이별을 고하는 구장은 10개 구단의 홈구장이 아니다. 바로 삼성의 제 2구장. 또 하나의 홈구장인 포항 야구장이다. 올 시즌 삼성은 포항에서 6경기를 치르는데, 4일부터 시작된 롯데와 3연전이 마지막 시리즈다. ‘현역’ 이승엽은 이후에는 더 이상 포항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팬들도 이를 알았는지 4일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는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궂은 날씨에도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1, 2층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이승엽의 사진이 커다랗게 박힌 현수막을 들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는 팬도 찾을 수 있었다.

팬들의 응원 덕분일까. 이승엽은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시원한 홈런포로 팬들에게 선물을 안겼다. 그는 2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송승준의 143㎞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2015년 6월 3일에 쏘아 올린 400홈런과 동일한 코스로 공이 날아갔다. 한방으로는 서운했는지 7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아치를 그렸다. 시즌 16호 홈런.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송승준의 143㎞ 직구를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외야에 자리 잡은 팬들이 이승엽의 홈런볼을 잡기 위해 몸싸움까지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승엽이 올 시즌 멀티홈런을 기록한 것은 6월 24일 대구 한화전 이후 이번이 두 번째. 포항에서는 2014년 이후 세 번째 멀티홈런이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전까지 포항에서만 1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는데, 이날 홈런으로 그의 포항 야구장 홈런 개수는 15개로 늘었다. 유독 포항만 오면 약속이나 한 듯 홈런포를 쏘아 올려 ‘포항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이승엽은 올해도 ‘약속의 땅’ 포항에서 또다시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삼성은 역대 포항전에서 42경기 32승 10패를 기록했다.

포항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