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뇌졸중 발병률 높인다고요?

입력 2017-07-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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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뇌졸중클리닉 김정민 교수는 “평소 고혈압·당뇨·심방세동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가족 중에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여름철에도 혈관 건강에 대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제공|중앙대병원

겨울 뿐만 아니라 여름 뇌졸중 환자 많아
기온 32℃ 넘으면 걸릴 위험도 66% 높아
충분한 수분 섭취와 금연이 예방 첫걸음

여름에도 겨울만큼 뇌졸중 위험이 높다. 영국 런던대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온도가 1℃ 오를 때마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2.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학회에서도 기온이 32℃ 이상 되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66%나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뇌졸중은 뇌에 혈류 공급이 중단돼 빠른 시간 내에 뇌세포가 죽게 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되어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이 있다. 전체 뇌졸중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이 뇌경색이다. 원인 대부분이 ‘혈전’이라고 하는 응고된 혈액 덩어리가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서 발생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이고,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각각 2·3위로 조사될 정도로 뇌졸중은 심각한 질환이다.


● 뇌졸중은 겨울철 불청객? 여름 환자도 많아

중앙대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의 ‘월별 뇌졸중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수는 12월에 총 58만9187명, 7월에는 총 59만612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겨울 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뇌졸중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통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은 겨울철에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빨라지면서 혈관이 터져 발생한다. 이에 반해 여름철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체내 혈관이 팽창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저하돼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한 세포에 혈액 공급이 느려지면서 체내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해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

여름 무더위로 인한 탈수가 뇌졸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땀의 과도한 분비와 활동량 증가로 몸속 수분이 급격히 줄게 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소위 ‘피떡’이라고 하는 혈전이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혈관이 막히면서 뇌경색이 발생한다.

실내 냉방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기온이 높은 외부로 나가는 경우나, 찬물에 목욕을 오래하다가 갑자기 외부로 나올 경우에도 급격한 체온 변화로 인해 혈액 흐름이 정체되면서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힐 수 있다.

중앙대병원 뇌졸중클리닉 김정민 교수는 “흔히 뇌졸중은 겨울철에 추위로 인해 혈관이 수축해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뇌졸중은 사계절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여름철에는 탈수 또는 염증 반응으로 인해 혈전이 발생해 혈관이 막혀 뇌경색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 충분한 수분 섭취, 여름철 뇌졸중 예방의 시작

여름철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탈수 예방이 먼저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두 시간 간격으로 한 잔씩 물을 나눠 마시고, 특히 외출 전후나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에는 물을 2컵 이상 마셔 수분을 바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 차는 10℃를 넘지 않도록 냉방을 조절한다. 실내 온도는 실외온도와 4℃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당하다. 노인 및 만성질환자,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은 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에어컨 바람을 오래 동안 쐬지 않도록 한다.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물놀이를 위해 계곡에 갑자기 들어가는 것도 삼가야 한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며, 물놀이 시에는 충분한 준비운동 후에 물에 들어가도록 한다.

휴가지에서는 뇌졸중으로 환자가 쓰러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3시간 이내에 뇌졸중 환자를 진단 및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는 의료기관을 사전에 알아둔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의 발생률이 2배 높다.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를 끊고, 과음하지 않도록 한다.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다면 꾸준히 치료 받아야 한다.

김정민 교수는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뇌경색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혈관을 개통시켜주는 혈전용해술을 통해 신경손상을 최소화해 마비나 사망 등을 막을 수 있다”며, “혈전용해술은 초급성기에만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발생 후 적어도 2시간이내에는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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