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전반기 결산, 투수 웃고 타자 울었다

입력 2017-07-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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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메이저리그(ML)가 10일(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했다. ‘코리안 빅리거’ 들도 14일까지 휴식을 취하며 15일부터 시작하는 후반기를 준비한다.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류현진(30·LA 다저스)이 어깨 부상을 털고 재기했고,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은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아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등 화젯거리는 충분했다. ‘성적’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올해 전반기에는 투수들이 웃고, 타자들은 울었다.


● 류현진의 재기와 오승환의 건재

류현진은 2015년 5월22일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아 2시즌을 통째로 쉬다시피 했다. 지난해에도 7월8일 샌디에이고전 단 한 경기에만 등판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류현진의 올 시즌에 물음표가 붙었던 결정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였다. 전반기 14경기(13선발)에 등판해 3승6패, 방어율 4.21(72.2이닝 34자책점)의 성적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2년 연속 14승을 거둔 2013~2014시즌과 견줘 부족한 성적이지만, 통증 없이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수확이었다. 관건은 떨어진 구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올 시즌 72.2이닝 동안 15개의 홈런을 허용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데, 이는 2013년 192이닝을 소화하며 허용한 홈런 수와 같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도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6시즌 76경기에서 19세이브(6승3패)를 따낸 데 이어 올해는 전반기 38경기에서만 18세이브(1승4패)를 따내며 ML 데뷔 첫 20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내셔널리그(NL) 세이브 부문 6위의 성적도 눈에 띈다. 문제는 지난해와 견줘 장타 허용 빈도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2016시즌 79.2이닝을 소화하며 5개의 홈런을 허용했는데, 올해는 40.2이닝 동안 맞은 홈런이 7개다. 9이닝당 안타도 지난해 6.2개에서 올해 9.7개로 상승했다. 방어율은 지난해 1.92(79.2이닝 17자책점)의 1.8배인 3.54(40.2이닝 16자책점)에 달한다. 6월 11경기에서 2패4세이브 방어율 5.73(11이닝 7자책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7월 5경기에선 2세이브, 방어율 1.93(4.2이닝 1자책점)으로 살아난 점이 다행이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레귤러’ 추신수도 부진, 타자들은 울상

‘코리안 빅리거’ 타자들 가운데 팀의 확실한 주전이라 불릴 만한 이는 추신수(35·텍사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그는 전반기 78경기에서 타율 0.250(288타수72안타), 12홈런, 42타점, 7도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팀 내 출루율(0.363) 1위에 올라있지만, 아메리칸리그(AL)에선 19위, ML에선 4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문제는 규정타석을 채운 AL 타자 88명 가운데 추신수보다 타율이 낮은 이가 24명뿐이라는 점이다. 2013시즌이 끝나고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495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선수에게 기대한 성적과는 거리가 멀다.

텍사스 추신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텍사스 추신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현수(29·볼티모어)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현수는 전반기 51경기에서 타율 0.229(118타수27안타), 1홈런, 6타점의 저조한 성적만 남겼다. 96경기에서 타율 0.302(305타수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한 지난해와 견줘 아쉬운 성적이다. 무엇보다 불규칙한 경기출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쟁자를 뛰어넘기 위해선 김현수의 최대 강점인 정교한 타격이 필수다.

황재균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6월29일 콜로라도와 홈경기를 앞두고 극적으로 빅리그 무대에 콜업돼 홈런을 터트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이후 9경기에서 5안타 추가에 그치며 타율 0.208(24타수5안타), 1홈런, 2타점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뛰어난 타격 재능을 뽐낸 점은 큰 수확이다.

샌프란시스코 황재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샌프란시스코 황재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4경기에서 11타수2안타(타율 0.182)를 기록한 최지만(26·뉴욕 양키스)은 2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장타력을 뽐냈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에서 전반기를 소화한 박병호(31)는 61경기에서 타율 0.243(230타수56안타), 4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ML 재진입을 위해선 성적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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